트럼프-김정은 다시 만날까
빅터차 “10월 APEC 주목”
판문점 회동 가능성 거론
최근 미국의 이란 핵시설 폭격이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는 진단이 나왔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 석좌는 6월 30일(현지시간) 열린 세미나에서 이같이 진단하면서 “북한은 미국의 벙커버스터 폭격을 목격하며 핵무장이 자신들을 지켜줄 유일한 수단이라 확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 석좌는 북한이 벙커버스터 공격을 피하기 위해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또 미국 역시 협상을 통해 북한의 대러시아 및 대이란 연결고리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차 석좌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0월 말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하게 될 경우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을 거론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27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과 매우 잘 지내고 있다. 갈등이 있다면 해결할 것”이라며 대화의지를 밝혔고, 백악관 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이 열린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북한의 태도다.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낼 친서 초안을 준비했지만 뉴욕 주재 북한 외교관들이 수령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2019년 하노이 회담 실패에 따른 불신이 여전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두 정상이 만나려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만한 선제조치와 함께 북한을 움직일만한 통큰 제안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