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이달 들어 주담대 금리 줄줄이 인상
조달금리 하락 … 대출금리 역주행
5대은행, 6월 주담대 5.8조원 증가
은행권이 하반기 시작과 함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잇따라 올리기 시작했다. 정부가 지난달 28일부터 전격 시행한 주담대 상한액 6억원 제한과 함께 금리 수준도 올리면서 가계 부문으로의 유동성 공급은 더 축소될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시중은행은 1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소폭 인상했다. 신한은행은 이날 신잔액 코픽스에 연동되는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를 연 3.62~5.03%로 책정했다. 지난달 30일(연 3.54~4.95%) 대비 0.08%p 올랐다. 신잔액 코픽스는 2023년 10월부터 지난 5월까지 1년 7개월 연속 하락했지만 이와 연동한 주담대 금리를 올린 것으로 시중금리와 거꾸로 가는 이례적 조치를 취한 셈이다.
하나은행도 대환대출 금리를 올렸다. 이 은행의 변동금리형 주담대 갈아타기 금리는 지난달 30일 연 4.23%에서 이날 연 4.33%로 0.1%p 올랐다. 5년간 금리가 고정되는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같은 기간 연 3.73%에서 연 3.83%로 0.1%p 상승했다.
우리은행도 주기형 주담대 금리를 지난달 30일 연 3.51~4.71%에서 1일부터 3.57~4.77%로 0.06%p 인상했다. 주담대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지표금리는 0.01%p 하락했지만 가산금리를 0.07%p 인상했기 때문이다.
한편 국내 5대 시중은행의 6월 월간 주담대 순증액이 6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599조4250억원으로 5월 말 대비 5조7634억원 증가했다. 월간 기준 주담대 증가폭은 지난해 9월(5조9148억원) 이후 9개월 만에 최대다.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754조8348억원으로 5월 말보다 6조7536억원 증가했다. 이는 5월(4조9964억원) 증가폭보다 1조7572억원 더 늘어난 것으로 올해 최대 증가세다. 가장 큰폭의 증가를 보였던 지난해 8월(9조6259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다.
이에 반해 기업 대출은 줄었다. 대기업대출 잔액은 165조6516억원으로 전달 대비 5조7668억원 줄었다. 중소기업 대출도 전달보다 2조6543억원 감소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931조9343억원으로 전달 대비 8조9332억원 감소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