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금융계열사 연계검사…하반기 하나금융·iM금융지주

2025-07-08 13:00:04 게재

이복현 원장 당시 지시, BNK금융·신한금융지주 실시

“지주사의 계열사 관리 파악 효과” … “유명무실화될 것”

금융감독원이 올해 하반기 하나금융지주와 iM금융지주(옛 DGB)에 대한 정기검사 착수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계열 금융회사 전반에 대한 연계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올해 초 이복현 당시 금감원장 지시로 금융지주사 정기검사시 계열 금융회사에 대한 연계 검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 원장이 퇴임한 이후에도 이 같은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으며 하반기 하나금융지주와 iM금융지주 정기검사에도 이를 적용하기로 했다.

금융계열사 연계검사의 첫 대상은 BNK금융지주로 올해 3월 지주사를 비롯해 부산·경남은행, BNK캐피탈, BNK투자증권, BNK저축은행 등에 대한 전 방위 검사가 진행됐다. 직전에 검사를 실시한 BNK자산운용만 빠졌다.

4월에는 신한금융지주 정기검사에 착수하면서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캐피탈, 신한저축은행에 대한 검사가 함께 진행됐다.

금융계열사 연계검사는 금융지주사 차원에서 계열사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전반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조치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지주사는 2~3년에 한번 정기검사를 받지만 다른 계열사들은 5년이 넘는 경우도 있는 등 검사 주기가 다르다”며 “따라서 지주사가 어떤 식으로 계열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경영을 하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계검사를 통해 한꺼번에 검사를 진행하면 지주사뿐만 아니라 자회사들이 경영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계열사들이 공동으로 투자에 참여하거나 공동대출을 한 경우 한쪽에서 상환이 이뤄진 경우 기록이 남아 있지 않지만, 다른 쪽에 여신이 남아있으면 어떤 정황으로 대출이 취급된 것인지 등을 역으로 확인해 볼 수 있는 등 교차 확인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금융지주사의 계열사 관리 등 내부통제와도 연관이 있다.

금감원은 지난 2월 ‘2024년 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우리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의 부당대출 규모와 건수를 공개했다. 은행지주의 경영·관리상 취약점을 지적하고 체계적인 감독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신한투자증권에서 상장지수펀드(ETF) 선물 매매와 관련해 13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신한금융지주 차원의 계열사 내부통제 실패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금융계열사 연계검사는 은행 보험 증권 등 각 업권별 검사 일정이 다르고 검사인력도 제한적이라서 일정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주사와 은행에 대한 정기검사시 다른 권역도 같이 나가는 걸 협의해서 웬만하면 수시 검사라도 같이하자는 게 이복현 전 원장의 의지였다”며 “새로운 원장이 오면 방침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일단 이 방향으로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연계검사가 지속될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금융권의 한 인사는 “연계검사라는 모양새는 좋지만 일부 계열사에 대해서는 형식적으로 검사가 진행된 것으로 안다”며 “원장이 시키니까 할 수 없이 나온 것이지만, 이 원장이 떠난 상황에서 유명무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이경기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