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너무한’ TV홈쇼핑 송출수수료
7개사 1.9조원…‘1000원 팔아 733원 내는 꼴’
지난해 매출 2.6조원·영업익 4500억원 갈수록 뒷걸음 … “유료방송산업 구조개혁 급선무”
‘해도 너무한다’는 말이 나올 판이다.
‘100원어치 팔면 70원 이상 내야 하는’ TV홈쇼핑 송출수수료 얘기다.
송출수수료란 TV홈쇼핑사가 위성TV 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채널을 배정받고 그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을 말한다.
8일 한국TV홈쇼핑협회가 TV홈쇼핑 채널 7개, 데이터홈쇼핑 채널 10개를 대상으로 지난해 매출 등을 분석한 ‘2024년도 TV홈쇼핑 산업 현황’에 따르면 TV홈쇼핑 업체 7곳 매출액은 5조5724억원으로 2023년(5조5577억원)보다 0.3% 증가했다.
이 가운데 방송매출액은 2조6438억원으로 전년동기(2조7290억원) 대비 3.2% 줄었다.
이 기간 송출수수료는 1조9364억원으로 전년 1조9375억원보다 0.1% 감소하는 데 그쳤다.
방송으로 1000원을 벌어들인다면 733원을 유료방송사업자에게 내줘야 한다는 의미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시청자 수는 갈수록 줄고 있는데 송출수수료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면서 “손님은 안오는 데 임대료만 치솟는 ‘동네식당’ 처지와 다를 게 없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방송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2023년에도 이 비중은 71%였다. 앞서 2020년 방송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은 2020년 사상 처음 50%를 넘었고 이듬해인 2021년 60%를 돌파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 기간 TV홈쇼핑 7곳 영업이익은 3888억원에 불과했다. 전년(3270억원)보단 늘었지만 2022년보단 20% 넘게 급감한 수치다.
TV홈쇼핑협회 측은 “거래액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코로나 때보다 급락해 산업 성장성과 수익성이 심각하게 악화했다”면서 “다만 2024년 방송매출액은 2011년, 영업이익은 2009년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송출수수료 절감 등으로 2024년 실적은 소폭 개선한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방송매출액의 경우 3조286억원이었던 2012년 이후 최저치다.
문제는 줄지 않고 그대 유지하고 있는 송출수수료다.
겸영데이터 홈쇼핑 5개 채널과 단독데이터 홈쇼핑 채널을 포함한 전체 TV홈쇼핑업체가 내는 송출수수료는 전체 유료방송사업자 방송사업 매출의 33.9%를 차지할 정도다.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사업자들이 수신료와 송출수수료로 먹고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반면 TV홈쇼핑업체들은 갈수록 영업이익이 줄고 있다. TV홈쇼핑협회는 2010년 영업이익 5000억원 돌파 이후 더이상 5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을 정도다. 지난해 TV홈쇼핑 7곳 영업이익은 15년 전인 2009년(4501억원, 8.9%)보다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TV홈쇼핑협회 관계자는 “홈쇼핑 송출수수료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유료방송산업 구조를 개혁하는 게 급선무며 상생의 길”이라며 “새정부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