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난샹퉁’ 한도 1조위안으로 2배 확대 검토

2025-07-08 13:00:04 게재

본토 투자자의 해외채권 투자

자금통제 완화+위안화 국제화 포석

중국본토 투자자들이 해외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통로인 ‘난샹퉁(南向通)’ 연간 한도가 2배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정부는 자본흐름 통제를 완화하고 위안화의 국제적 매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 중 하나로 이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정부는 본토 투자자의 홍콩시장 투자를 의미하는 난샹퉁 한도를 기존 5000억위안에서 1조위안(약 192조원)으로 2배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기존엔 난샹퉁에 참여할 수 없었던 비은행 금융기관들도 홍콩증권거래소를 통해 달러표시 채권 등 해외채권에 대한 투자 비중을 연간 최대 5000억위안 규모까지 투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일 중국 북부 산시성 양콴시에 있는 양콴밸브 주식회사에서 근로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신화 = 연합뉴스

블룸버그는 “특히 중국 최대 규모 공모펀드 운용사들이 새롭게 투자자격을 부여받는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직 당국의 최종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으며 관련 규제기관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같은 방안은 중국 금융시장에서 본토와 해외 간 양방향 자금흐름을 활성화하려는 당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풀이된다. 중국당국은 오랜 기간 자본 유출입에 대해 엄격한 통제를 유지해 왔다. 이는 위안화의 국제적 활용도를 제한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달러가 약세를 보이자 중국은 이를 위안화 위상제고의 기회로 보고 자본시장 개방 속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정부는 난샹퉁 확대방안 검토에 앞서 국경간 결제시스템 확장, 외국인에 ETF 파생상품 거래 허용, 중국 자산운용사의 해외 투자한도 확대 등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중국 인민은행 판궁성 총재는 지난달 연설에서 “달러 중심의 글로벌 무역시스템에서 여러 통화가 함께 중심역할을 수행하는 체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위안화를 포함한 다중통화 체제로의 전환을 시사한 것으로, 이번 난샹퉁 확대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물론 이번 방안은 위안화 국제화 자체를 직접 추진하는 조치는 아니다. 하지만 자본통제 완화 효과로 중국시장이 실질적으로 ‘폐쇄적’이라는 비판을 누그러뜨리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이 조치가 시행되면 ‘딤섬채권(역외위안화채권)’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위안화 채권시장의 유동성을 더 높일 수 있다”며 “역외위안화채권 금리는 동일 발행자의 역내채권보다 높기 때문에 중국본토 투자자들은 해외채권 투자에서 더 나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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