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복숭아 202품종, 디지털 기술로 육종

2025-07-10 13:00:13 게재

모양판별 분자표지 개발

비용·노력 절반으로 줄어

농촌진흥청은 국내 복숭아 육종 효율을 높이고 다양한 품종이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디지털 육종 기술을 본격 도입한다고 10일 밝혔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연구진은 2021년부터 3년간 자체 보존 중인 복숭아 유전자원 445점의 유전체를 해독하고 94만4670개의 유전정보를 확보했다. 이 유전 정보에 과일 특성 평가 정보를 더해 복숭아 유전자원 445점을 대표하는 복숭아 핵심집단 150점을 선발했다.

반도형 납작복숭아
털없는복숭아 옐로드림

우리나라에 등록된 복숭아 품종은 202점으로 사과(97점) 배(58점) 보다 두배 이상 많다. 다양한 품종에 대한 요구가 높지만 한품종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나무 1만여그루를 심고 연구하는 노력과 자원 뿐 아니라 15년 이상 긴 시간이 필요하다.

농촌진흥청은 디지털 육종을 통해 생명공학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한 정보 기반 육종 방법을 연구해왔다.

대표 방식이 분자 표지다. 분자 표지는 식물의 유전적 특징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주는 표식이다. 이를 육종에 활용하면 어린나무일 때 잎에서 유전형 정보를 분석해 모양이 동그랄지 납작할지, 털이 있을지 없을지 일찌감치 판별할 수 있다.

기존에는 나무 1000그루를 심고 3~4년 뒤 열매가 달리고 나서야 납작한 개체를 고를 수 있었다면 개발한 분자 표지를 적용하면 납작 복숭아가 나올 나무를 어릴 때 골라 500그루만 심으면 된다. 육종에 필요한 부대 비용과 노동력 투입 시간을 2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이같은 모양 판별 분자 표지를 특허출원했다. 털 관련 분자 표지 출원도 준비 중이다. 향후 소비자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신맛과 이상기후에 대비한 열매 익는 시기 관련 분자 표지도 개발할 계획이다.

김명수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디지털 육종 기술은 우리나라 복숭아 품종 개발 체계를 효과적으로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개성 강한 품종이 늘어 시장 활성화는 물론 생산자와 소비자의 선택 폭이 한층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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