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다음은 8월? 10월?

2025-07-10 13:00:38 게재

물가·환율 안정세, 내수 침체로 추가인하 필요성 공감대

이창용 “성장률 고려 계속 낮출 것” … 이르면 8월 가능성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추가 인하 시점이 주목된다. 장기간 이어지는 내수부문 침체로 추가 금리인하 필요성이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어서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 조치로 부동산시장이 어느정도 안정되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잡히면 추가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물가와 환율만 보면 추가 금리인하 여력은 충분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2.2% 상승했지만 정부와 한은의 물가안정목표(2.0%)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김 웅 한은 부총재보는 “국제유가와 환율 안정세가 이어지면 7월에는 소비자물가 오름폭이 다시 축소될 것”이라며 “향후 상승률은 2% 근방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비교적 안정세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 직후인 4월 초 달러당 1490원에 육박했던 환율은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3년여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350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경기 부양 필요성도 크다. 지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로 역성장하는 등 경기가 장기간 침체 국면에 빠질 우려가 나온다. 이대로 가면 올해 우리나라 실질GDP 성장률은 0.8%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게 한은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달 보고서에서 내놓은 잠재성장률(1.9%)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따라서 정부가 1차(약 12조원)와 2차(약 32조원)에 걸쳐 대규모 추경 예산을 편성해 소비진작에 나선 마당에 통화정책도 보조를 맞출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1일 포르투갈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포럼에서 “지금도 금리인하 사이클에 있다”며 “성장률을 고려해 계속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시기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다음달(28일) 금통위에서 추가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1.00%p 기준금리 인하 파급효과가 일정한 시차를 두고 올해 하반기 이후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 속에 추가 인하 기대감을 높여 가계와 기업의 소비와 투자심리를 확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 재정지출과 타이밍을 맞춰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성도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다음 인하 시기로 이르면 8월로 예상한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말 연준의 9월 인하 신호가 확인되고, 가계대출 둔화세가 확인되면 8월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며 “연준이 인하를 시작하면 한은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관세정책 충격이 예상보다 크지 않고 연준의 9월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면 한은 인하 시점이 10월로 밀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10일 오전 열린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2.50% 수준에서 동결했다. 물가와 환율, 경기 등 주요 거시경제 지표를 보면 추가 인하 여력이 있었지만 변수는 가계대출 동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6조2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8월(9.2조원)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치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전달 대비 5조1000억원 늘어 지난해 9월(6.1조원) 이후 가장 크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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