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수출 1.6% 감소 예상…‘미국 관세’ 영향
한국경제인협회 수출전망 조사
미 관세율 15% 넘으면 못 버텨
국내 대기업들은 하반기 수출이 1.6%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또 최대 수출 위험 요인으로는 미국 관세정책을 꼽았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11일 10대 수출 주력 업종 매출액 1000대 기업(150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5년 하반기 수출 전망’을 발표했다.
조사 결과 하반기 국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1.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자부품(1.3%) 바이오헬스(1.6%) 등 4개 업종은 수출이 증가하고 철강(-5%) 선박(-2.5%) 등 6개 업종은 수출이 축소될 전망이다. 응답 기업 38.7%는 지난해 동기 대비 수출 채산성(수출로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 수준)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 채산성이 개선되리라는 응답은 14%에 그쳤다. 나머지 47.3%는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자동차부품(66.7%) 자동차(53.8%) 일반기계(50%) 석유화학(44%) 철강(40.6%) 등 7개 업종에서 ‘채산성 악화’ 응답 비중이 ‘개선’보다 높았다.
채산성 악화 원인으로는 관세로 인한 비용 부담 증가(44.8%), 수출 경쟁 심화로 인한 수출단가 인하(34.5%), 인건비 등 운영비용 증가(13.8%) 등을 꼽았다.
수출기업 과반(53.3%)은 하반기 최대 수출 위험요인으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세정책을 지목했다. 이어 글로벌 저성장에 따른 수요 침체(14%), 미국·중국 통상 갈등 심화(12.7%) 등이었다.
응답 기업 92%는 미국 관세 인상률이 15%가 넘으면 감내하기 힘들 것이라고 답했다. 42%는 관세인상률 10% 미만도 감당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한경협은 트럼프 행정부가 다음 달 1일 발효를 발표한 25% 상호관세가 그대로 적용되면 대다수의 수출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은 미국 관세율 인상 대응 방안으로 △원가절감(33.7%) △수출단가 조정(33.2%) △해외 현지생산 확대(14.7%) 등을 꼽았다. 특별한 대응 방안이 없다는 응답도 14.2%였다. 기업들은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통상협정을 통한 관세 부담 완화(37%), 법인세 감세·투자 공제 등 세제지원 확대(18.7%), 신규 수출시장 발굴 지원(12.6%)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0.03%)인 3347억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가 지난해 대비 11.4% 증가한 733억달러를 기록했고 자동차는 1.7% 감소한 364억달러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최대 시장인 미국(-3.7%)·중국(-4.6%)으로의 수출은 부진했지만 아세안(3.8%) EU(3.9%) 중동(3.3%)으로의 수출은 증가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