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수출 1.6% 감소 예상…‘미국 관세’ 영향

2025-07-11 13:00:26 게재

한국경제인협회 수출전망 조사

미 관세율 15% 넘으면 못 버텨

국내 대기업들은 하반기 수출이 1.6%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또 최대 수출 위험 요인으로는 미국 관세정책을 꼽았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11일 10대 수출 주력 업종 매출액 1000대 기업(150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5년 하반기 수출 전망’을 발표했다.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미 관세 조치 통보 관련 민관 합동 긴급 점검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조사 결과 하반기 국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1.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자부품(1.3%) 바이오헬스(1.6%) 등 4개 업종은 수출이 증가하고 철강(-5%) 선박(-2.5%) 등 6개 업종은 수출이 축소될 전망이다. 응답 기업 38.7%는 지난해 동기 대비 수출 채산성(수출로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 수준)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 채산성이 개선되리라는 응답은 14%에 그쳤다. 나머지 47.3%는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자동차부품(66.7%) 자동차(53.8%) 일반기계(50%) 석유화학(44%) 철강(40.6%) 등 7개 업종에서 ‘채산성 악화’ 응답 비중이 ‘개선’보다 높았다.

채산성 악화 원인으로는 관세로 인한 비용 부담 증가(44.8%), 수출 경쟁 심화로 인한 수출단가 인하(34.5%), 인건비 등 운영비용 증가(13.8%) 등을 꼽았다.

수출기업 과반(53.3%)은 하반기 최대 수출 위험요인으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세정책을 지목했다. 이어 글로벌 저성장에 따른 수요 침체(14%), 미국·중국 통상 갈등 심화(12.7%) 등이었다.

응답 기업 92%는 미국 관세 인상률이 15%가 넘으면 감내하기 힘들 것이라고 답했다. 42%는 관세인상률 10% 미만도 감당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한경협은 트럼프 행정부가 다음 달 1일 발효를 발표한 25% 상호관세가 그대로 적용되면 대다수의 수출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은 미국 관세율 인상 대응 방안으로 △원가절감(33.7%) △수출단가 조정(33.2%) △해외 현지생산 확대(14.7%) 등을 꼽았다. 특별한 대응 방안이 없다는 응답도 14.2%였다. 기업들은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통상협정을 통한 관세 부담 완화(37%), 법인세 감세·투자 공제 등 세제지원 확대(18.7%), 신규 수출시장 발굴 지원(12.6%)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0.03%)인 3347억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가 지난해 대비 11.4% 증가한 733억달러를 기록했고 자동차는 1.7% 감소한 364억달러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최대 시장인 미국(-3.7%)·중국(-4.6%)으로의 수출은 부진했지만 아세안(3.8%) EU(3.9%) 중동(3.3%)으로의 수출은 증가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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