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안전’ 61년
인공지능·스마트 안전솔루션으로 ‘K-안전’ 선도
대한산업안전협회가 주도한 안전문화 확산, 안전기술 교류 … 현재 매년 7월 ‘산업안전보건의 달’로 계승
대한산업안전협회(KISA)는 1964년 설립 이후 60여 년간 산업안전의 태동과 발전을 이끈 민간재해예방기관이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새로운 안전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안전문화의 실천과 확산에 앞장서왔다. 최신 안전기술 및 안전관련 학술 트렌드가 활발히 공유되는 ‘산업안전보건의 달’ 행사 및 ‘국제안전보건전시회’는 매년 수만명의 안전보건 관계자들이 찾는 국내 최대 규모 산업안전보건 행사다.
그 시작은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우리나라는 산업화의 물결 속에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그 이면에는 열악한 작업환경과 함께 산업재해가 급증하는 문제에 직면했다. 이에 정부는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을 위해 1968년 ‘제1회 산업재해예방 강조기간’을 지정하고 안전문화 확산에 나섰다. 협회는 정부의 기조에 맞춰 당시 ‘제1회 전국산업안전대회’를 주관 개최해 강조기간 행사의 서막을 열었다. 이것이 오늘날 산업안전보건의 달로 이어지고 있다.
협회는 매년 산업재해예방 강조기간(1979년부터 산업안전보건 강조기간)을 맞아 지금의 ‘산업안전보건 기념식’에 해당하는 산업안전보건대회를 개최하고 중앙 및 지역별 대회를 주관하며 행사의 정착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1983년(제16회)부터 1988년(제21회)까지는 대한산업보건협회(1988년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과 공동 주관)와 함께 대회 규모를 확대해왔다. 고용노동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이 주관 기관이 된 1989년 이후에도 협회는 후원기관으로서 지역단위 대회를 주도했다.
협회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강조주간을 계기로 위험예지훈련 경연대회, 안전관리 성공사례 발표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열었고 당시로서는 드물었던 기술세미나도 꾸준히 열어 현장의 안전관리 문제를 함께 논의해왔다”며 “이밖에도 매년 산재예방 유공자에게 자체 포상을 수여하며 강조주간의 의미를 더해왔다”고 설명했다.
◆안전기술 교류의 출발점, 1983년 ‘안전보건 전시회’ = 안전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협회의 대표적인 행사가 ‘국제산업재해예방기기 및 보호구전시회(KISS, Korea International Safety & Health Show)’다. 협회는 1983년 안전보호구에 대한 기업체의 수요를 촉진하고 기술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제1회 전시회를 개최했으며 1988년(제6회)까지 행사를 주최했다.
KISS는 정부뿐만 아니라 한국방송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여러 기관 및 단체와의 협력 속에 열렸고 현재 ‘국제안전보건전시회(KISS)’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제42회째를 맞이한 ‘스마트안전보건박람회(KISS 2025)’에서도 협회는 ‘K-안전의 중심, 대한산업안전협회’를 표어로 급격히 변화하는 노동시장 구조와 첨단화되는 작업환경 속에서 산업현장에 새롭게 등장하는 다양한 안전문제에 대한 선제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외국인 근로자의 산재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AI 다국어 안전보건 교육 콘텐츠’를 선보였다. 협회가 60여년간 축적해온 전문성에 AI 기술을 접목해 개발한 교육 콘텐츠로 근로자의 국적에 따른 언어를 제공하고 실제 위험요인을 반영한 맞춤형 교육으로 구성됐다.
협회는 “그간 외국인 안전보건교육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돼 온 언어장벽이 해소되면서 외국인 근로자의 안전역량은 물론 사업장 전반의 안전수준도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협회는 최근 극심한 폭염에 따른 외국인 근로자의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교육콘텐츠를 공식 유튜브 채널에 무료로 배포하며 비영리 공익기관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하고 있다. 총 7개 언어로 제작돼 각 언어권의 문화적 맥락과 표현의 느낌도 세심하게 반영해 교육의 이해도와 몰입도를 한층 높였다는 평가다. 또한 다양한 모국어 안전보건 교육자료 38종 160여개를 별도의 플랫폼을 통해 베타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며 외국인 근로자 대상 교육의 전문성과 접근성을 강화하고 있다.
산업용 로봇과의 안전한 협업방식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관람객들은 정상·감속·정지 영역으로 구획된 작업공간에서 스마트팩토리 등 협업 작업환경에서 요구되는 안전기준과 기술적 보호조치를 직접 보고 체험했다.
◆산업안전을 넘어 사회적 공헌도 = 이번 전시회는 산업안전을 넘어 사회 전반에 안전문화를 확산하고 사회적 가치 실현에 기여하는 비영리 공익기관으로서 협회의 역할이 함께 조명된 자리이기도 했다.
협회는 2015년 노사 합동 사회공헌위원회를 출범시킨 뒤 총 11억원 이상의 기부금 및 장학금을 전달했다. 전국에서 2463건에 달하는 안전문화캠페인, 재능기부활동 등을 실천하며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사회공헌을 이어오고 있다.
협회는 기술·교육 콘텐츠를 넘어 사회공헌 활동과 안전문화 실천 사례를 영상과 전시로 다채롭게 구성해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올해 처음 열린 ‘제1회 안전한 대한민국 영상공모전’은 수상작 발표와 함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는 안전이 특정 분야의 과제를 넘어 전국민이 함께 실천해야 할 사회적 가치임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협회는 “공식 유튜브 채널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며 안전 정보·기술 격차 해소, 안전의식 제고, 참여형 안전문화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면서 “이러한 활동은 지속가능하고 체계적인 사회적 기여로 이어지며 협회가 지향하는 ‘K-안전’의 공공성과 책무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