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증가세 이달 들어 크게 둔화

2025-07-14 13:00:08 게재

10일까지 8900억원 늘어나

전달 대비 일평균 40% 수준

은행권, 비대면 대출 정상화

이달 들어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 등으로 증가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중심으로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5대 은행의 이달 10일까지 가계대출 잔액은 755조726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754조8348억원)에 비해 8912억원 늘어난 규모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이 13일 내놓은 수치다.

이들 은행의 이번달 가계대출 추이는 일평균 약 891억원 수준으로 지난달(2251억원)에 비하면 40% 안팎에 머물렀다.

가계대출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주담대 잔액은 600조8023억원으로 6월 말(599조4250억원)보다 1조3773억원 증가했다. 일평균 1377억원으로 지난달의 72% 수준이다. 신용대출은 10일까지 3887억원 감소했다. 지난달 1조876억원 증가와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도권 주담대에 대한 최고 6억원 한도 등 가계대출 규제가 영향을 미쳤다”며 “은행들이 대면·비대면 대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점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별 대출신청 승인 추이는 아직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A은행의 주담대 신청 승인(서류접수 이후 심사완료 기준) 건수와 금액은 각각 3723건과 1조355억원으로 일평균 372건, 1035억5000만원씩 승인이 이뤄졌다.

이 은행은 지난달 총 8790건에 2조2399억원으로 일평균 293건과 746억6000만원 실행됐다.

다른 B은행도 같은 기간 총 주담대 하루 승인액(1466억원)이 전달(1033억원)을 웃돌았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승인된 대출은 한두달 시차를 두고 대부분 실제로 실행된다고 봐야 한다”며 “가계대출 증가세가 8~9월까지 크게 꺾이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한국은행도 최근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주택시장 과열의 영향으로 가계대출이 8~9월까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주요 은행들은 지난달 말부터 보름 가까이 막혔던 주담대와 신용대출에 대한 비대면 거래를 재개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8일 이후 계약 건에 대한 주택구입자금용 주담대 신청을 11일 오전부터 대면과 비대면으로 받기 시작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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