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혹한기에도 걱정없어
기술력·시장성에 투자 증가
미미박스 105억원 유치
어치브모먼트·아르바임도
경기침체로 인한 벤처투자 혹한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투자를 유치해 글로벌시장 경쟁력을 갖춰가는 중소벤처기업들이 있다.
14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K-뷰티 기업 미미박스(MBX)가 최근 약 650만달러(한화 약 105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투자는 기존 투자자들이 참여한 컨버터블 노트(전환사채) 형태로 진행됐다.
미미박스는 지난 2년간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 전 이익) 기준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수익성과 성장 가능성을 동시에 입증했다. 이번 투자유치를 바탕으로 미국 협력사를 확대하고 미국시장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더불어 일본 동남아 유럽 등 주요 해외시장 진출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현재 미미박스는 세포라(Sephora) 얼타(Ulta) 타겟(Target) 노드스트롬(Nordstrom) 메이시스(Macy’s) 월그린스(Walgreens) 등 미국 주요 소매망에 입점해 있다. 미국내 누적 오프라인매장은 4000개에 이른다. 2025년 하반기에는 CVS 등 추가 유통망 진출도 예정돼 있다.
이번 투자는 실리콘밸리 기반 대표 벤처캐피탈인 굿워터캐피탈이 주도했다. 알토스벤처스, 페어브이씨 코타캐피탈 등 유수의 글로벌 투자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하형석 미미박스 대표는 “이번 투자는 전략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라며 “미국 중심의 사업에서 나아가 한국 일본 유럽 동남아 등으로의 확장도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어치브모먼트(대표 김기현)는 초기투자 전문기관 더인벤션랩의 투자를 유치했다. 더불어 중소벤처기업부 기술창업투자프로그램 팁스(TIPS)에 최종 선정됐다.
어치브모먼트는 이력서, 면접, 인적성 검사에 의존하던 전통적인 인사관리(HR)를 새롭게 바꿔내고 있다.
자체 플랫폼(Blaybus)을 통해 방대한 업무자료를 분석해 성실성, 문제 해결력, 협업 역량 등을 객관적으로 검증한다.
기업은 단순히 서류상 스펙이 아닌 실무에서 검증된 데이터로 사람을 선발하고 성장시킬 수 있다.
특히 어치브모먼트는 인재성장과 재배치까지 하나의 데이터 흐름으로 연결하는 HR 분야 AI 에이전트를 개발 중이다. 이 AI 에이전트는 인재의 성향과 역량을 정밀분석해 맞춤형 직무과제와 성장방안을 제시한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 맞춘 최적의 후보를 자동 추천한다.
투자를 주도한 김민수 더인벤션랩 이사는 “어치브모먼트는 팁스 연구개발을 통해 글로벌 HR시장에서 경쟁력을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투자전문 액셀러레이터 씨엔티테크(대표 전화성)는 최근 ‘동국대기술지주-씨엔티테크 제1호 개인투자조합’을 통해 동영상 리뷰(의견) 소셜커머스플랫폼 ‘그레이드’(greyd)를 운영하는 아르바임(대표 설현규)에 투자했다. 투자금액은 비공개다.
아르바임의 그레이드는 인공지능(AI) 기반 영상리뷰 분석기술을 활용했다. 검증된 리뷰영상을 통해 몰입감 있는 제품정보를 접할 수 있다. 브랜드는 콘텐츠 제작부터 유통, 분석까지 성과를 한번에 확인 가능하다.
그레이드는 국내 중소브랜드를 대상으로 영상리뷰 기반 글로벌 진출 캠페인을 이미 다수 진행했다. 아르바임은 지난 2개년간 평균 매출이 크게 늘면서 2024년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설현규 대표는 “신뢰가 사라진 이커머스(온라인전자상거래)시장에서 소비자와 브랜드, 플랫폼 모두가 상생하는 지속가능한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한편 세계경기침체로 벤처투자의 혹한기가 지속되고 있다.
벤처투자플랫폼 더브이씨(THE VC)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대상 투자 금액은 전년동기대비 26.9% 감소한 2조2403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 건수도 37.6% 줄어든 455건을 기록했다.
지난해에 비교적 선방했던 인공지능(AI)과 바이오 분야 투자까지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벤처기업들의 자금사정 전망도 어둡다. 벤처기업협회의 ‘2분기 벤처기업 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3분기 자금상황 전망치는 96.3으로 전 분기 대비 0.7포인트 하락했다.
3분기 ‘자금 사정이 원활하다’는 응답은 전분기 40.8%에서 19.9%로 크게 줄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