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진 갑질 논란 ‘강선우 딜레마’ … 민주당 의원-보좌진 갈등 수면위로
당 의원들 “사랑 넘치는 분” “명백한 흠집내기”
당 보좌진 “지도부에 실망” “내부고발 방어하나”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후보자의 갑질 의혹이 확산되면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의원과 보좌진들의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의원 입장에서는 강 후보자를 두둔하다보면 갑질 폭로 보좌진을 비판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료의식을 갖고 있는 민주당 현재 보좌진들이 직접 질의서를 쓴다는 점에서도 강 후보자의 방어막 역할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강 후보자에 대한 추가폭로가 나올 가능성 등도 염두에 둬야 하고 방패막이 역할을 할 경우 자신의 의정활동에 대한 폭로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부담도 있다.
따라서 민주당 의원들은 정책질의에 충실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국회 여성가족위 소속 민주당 모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보좌진 갑질 문제를 어떻게 방어하겠나. 정책 질의에 주력할 예정”이라며 “스스로 해명하고 평가를 받고 그러고는 임명권자가 판단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강 후보자에게 던져진 의혹에 대해 지도부의 입장과 달리 여가위 민주당 의원들은 다소 소극적인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제기된 갑질 의혹 등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바탕으로 한 악의적인 신상털기이자, 명백한 흠집내기에 불과하다”고 했다. 민주당 허종식 의원은 자신의 SNS에 “(강선우 의원은)장애인 딸을 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분”이라며 “이런 분이 갑질? 저는 이해할 수가 없다. 누군가 커튼 뒤에 숨어서 강 후보자를 괴롭히는 것 같아 참담함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당 지도부나 일부 의원들의 입장과 달리 민주당 보좌진들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최근 그만둔 모 보좌관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고, 뿌린대로 거두는 거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보좌진들이 말을 안 할 뿐 얼마나 부글부글 하는지도 알았으면 한다”며 “여전히 그게 뭐 어때서, 뭐가 문제인데 하실 (의원)분들도 여럿 있을 텐데. 그분들에게 한 마디 하자면, 그게 무슨 갑질이냐며 편들기 전에, 그게 문제라고 공세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를 좀 돌아보시라”고 했다.
보좌진들의 무기명 게시판인 ‘여의도옆 대나무숲’에는 강 후보자와 관련한 많은 제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중엔 “우리 인격을 훼손하는 것까지 무마하는 것이 우리의 업무 범위인가, 이걸 커버하라는 게 2차 가해”라며 “정부와 당 지도부에게도 서운하다. 이전 동료들이 내부고발한 걸 어떻게 커버를 하냐”고 했다. “장관이야 다른 사람 시키면 되지만, A당에만 수 천명인 보좌진, 행정관, 실무자들의 사기와 자긍심 깎이는 게 훨씬 큰 손해 아닌가”라고도 했다.
민주당 모 선임보좌관은 “국민주권정부에서 국민 여론에 맞는 인사를 해야 한다”며 “부적절한 인사를 계속 끌고 갈 경우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으니 후보자들이 판단해서 결단해야 한다”고 했다. “청문회만 끝나면 되겠지라고 하지만 폭로는 계속 나올 수 있고 임명 이후에 그만두면 더더욱 정부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도 했다.
한편 강 후보측은 의원들에게 보낸 해명문자를 통해 보좌진 갑질 논란에 대해 “악의적으로 허위 사실을 제보하고 있는 전직 보좌진을 2명으로 파악, 2명 모두 법적조치”라고 했다. “제보한 보좌진이 의원실 근무 당시 다른 보좌진들과 극심한 갈등을 겪었고, 근태 문제가 심각했다”는 등의 주장도 내놨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