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물류학회 설문으로 본 K택배 ‘현주소’
월급은 컬리, 휴식은 쿠팡이 가장 ‘넉넉’
업무만족도 롯데-쿠팡-로젠 순 … “업무환경이 직업만족도에 영향 ”
국내 택배업체 가운데 택배기사 월급에선 컬리넥스트마일이, 휴식일에선 쿠팡CLS가 가장 ‘넉넉’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인 업무만족도 측면에선 월급수준은 비슷한데 업무강도는 낮은 롯데택배가 가장 후한점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택배기사도 소득만큼 유연한 업무환경을 직업선택의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가 국내 주요 6개 택배사 소속 택배기사 1203명을 대상으로 ‘택배기사 업무 여건과 만족도 조사’ 결과 주5일 이하로 업무를 수행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쿠팡CLS) 62%, 컬리넥스트마일(컬리) 5%, 롯데택배 4%, 한진택배와 CJ대한통운 각 1.5%, 로젠 1%로 나타났다.
학회 측은 “조사는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수행했는데 택배기사의 실질적인 업무환경과 직무 만족도를 파악해 향후 정부와 택배업계에서 제도개선과 운영정책 수립에 참고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설문조사 결과에선 또 월평균 휴무일수에서도 차이가 두드러졌다. 월 평균 5일 이상 휴무 비율은 쿠팡CLS가 66.7%로 가장 높았고 컬리가 20.8%로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CJ대한통운 11.5% 로젠택배 8% 순이었다.
월평균 8일(주당 2일) 이상 휴무 사용 비율도 쿠팡CLS가 49.7%로 가장 높았고 컬리 5% 롯데·로젠택배 3% 한진택배 2.5% CJ대한통운 0%로 역시 택배사간 격차가 컸다.
업무일수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있었다. 택배사 주 6일 이상 업무비율이 95%로 사실상 주 6일 고정업무 체계를 운영 중이지만 쿠팡CLS의 경우 주 5일 이하 업무비율이 62%에 달했다. 상대적으로 유연한 업무 환경을 제공하는 있는 셈이다. 일주일 평균 업무일수에 대해 만족한다는 비율은 쿠팡CLS가 52.3%로 조사 대상 택배사 중 유일하게 과반을 넘었다. 한진택배는 35%로 가장 낮았다.
‘연속 3일 이상’ 장기 휴무 경험은 평균 26%에 불과했다. 택배사별로는 쿠팡CLS가 49%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한진택배(23.0%) CJ대한통운(19.0%) 롯데택배(18.5%) 로젠택배(17.8%) 컬리(8.9%)순이었다.
택배기사가 배송일에 업무를 수행하지 않을 경우 응답자 61.3%는 영업점 또는 택배사가 대체인력을 확보한다고 답했다. 36.7%는 영업점 또는 택배사가 대체인력 확보비용을 부담한다고 했다.
반면 휴무일 사용이 비교적 자유롭다고 나타난 쿠팡CLS의 경우 영업점 또는 택배사에서 대체인력을 확보(79%)하고 그 비용을 부담(66.3%)한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힉회 측은 “대체인력 수급과 비용에 대한 부담 주체가 택배기사 휴무일 사용과 업무일수에 일정 부분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체 응답자 월평균 총수입은 516만9만원으로 나타났다.
택배사별 월평균 수입에선 컬리가 578만20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쿠팡CLS 569만5000원원 롯데택배 498만5000원 로젠택배 494만6000원 CJ대한통운 493만5000 한진택배 471만1000원 순이었다.
특히 전체 응답자의 92.4%가 직업만족 수준을 ‘보통 이상’으로 답했다.
46.2%는 만족도가 높다고 답했다. 전반적인 직업만족도는 평균 60.2점(100점 만점 기준)으로 나타났다.
택배업을 시작한 주요 계기로 ‘성과 기반 수익’(34.2%)과 ‘당장의 수입 필요’(19.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소득 수준에 대한 만족비율은 로젠택배가 50.5%로 가장 높았고 컬리 46.5% 쿠팡CLS 46.0% 롯데택배 44.5% CJ대한통운 43.5% 한진택배 32.5%로 순이었다.
다만 쿠팡CLS 택배기사 중 야간기사 소득 수준 만족비율은 52.7%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반적인 직업만족도에서는 롯데택배가 61.9점으로 가장 높았고 쿠팡CL(61.0점) 로젠택배(60.9점)가 뒤를 이었다.
학회 측은 “업무일수와 업무강도에 대한 만족도 역시 이들 세 회사가 모두 상위권에 포함돼 업무환경이 직업 만족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택배업무 지속 의향 측면에선 CJ대한통운이 67.6점으로 1위를 기록했고 쿠팡CLS가 66.3점으로 뒤를 이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