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먹고 큰 중고차시장…갈수록 양극화

2025-07-16 13:00:00 게재

경차 모닝 ‘후진’ 제네시스 ‘약진’

케이카 상반기 매매데이터 분석

경유 비중↓가솔린·하이브리드↑

불황 먹고 큰 중고차시장도 양극화를 비켜가진 못하는 모습이다.

올들어 제네시스같은 대형 중고 승용차는 잘나간 반면 모닝 같은 소형 중고차 거래건수는 뒷걸음쳤을 정도다. 대신 캐스퍼 같은 소형 스포츠실용차(SUV)로 매수세가 몰렸다.

연료 측면에서도 디젤(경유) 비중은 줄고 있는데 반해 가솔린(휘발유)과 하이브리드 (휘발유+전기) 비중은 늘고 있다.

국내 최대 직영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는 “온라인 구매 서비스 ‘내차사기 홈서비스’의 상반기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판매량 상위 10개 모델을 중대형 세단과 경차가 양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1년 전 같은 기간 상위권을 차지했던 기아 모닝시리즈가 빠지는 대신 경형 SUV를 표방하는 캐스퍼와 대형 승용차들이 약진했기 때문이다.

소비 양극화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중고차 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케이카에 따르면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중고차는 더 뉴 그랜저였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한단계 순위가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위였던 그랜저IG는 4위, 국내 대형 세단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제네시스 G80(RG3) 모델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 쏘나타 DN8, 기아 K5 3세대 등 경차 대신 첫차로 선호하는 중형 세단도 상위권에 올랐다.

불황기 잘 팔리는 경차도 2위 기아 더 뉴 레이를 비롯 7위 현대 캐스퍼, 8위 쉐보레 더 뉴 스파크 등 3종이 10위권에 들었다.

지난해 상위권에 올랐던 모닝 시리즈는 10위권에서 사라졌다. 경차와 함께 중고차 시장에서 실용성으로 인기 있는 준중형 세단 아반떼 시리즈 2종도 역시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케이차 측은 “차종별로 보면 SUV 선호 현상은 점점 강해지는 모습”이라며 “SUV 판매 비중은 이 기간 32%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30.4%보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대형 세단도 16.5%로 전년동기보다 1%p 상승했다.

반면 경차 준중형 중형 등 다른 세단의 비중은 1년 전보다 다소 하락했다. 연료별로 보면 친환경 규제로 경유(디젤) 차량 비중이 줄어든 대신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비중은 늘었다.

경유 비중은 14.9%로 지난해 같은 기간(18.4%)보다 하락했다. 하지만 휘발유와 하이브리드 비중은 전년동기보다 증가했다.

한편 판매자 입장에선 골고루 판매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내가 가진 차를 온라인 신청으로 매도할 수 있는 ‘내차팔기 홈서비스’의 경우 기아 올 뉴 모닝, 쉐보레 스파크, 현대 그랜저HG와 아반떼 AD, MD 등이 거래 상위권을 차지했다.

차종별로는 SUV가 28.2%, 중형 세단이 17.5%, 준중형 세단이 16.6%, 경차가 15.2% 등의 비중을 각각 차지했다. 연료별로 보면 휘발유 66.9%, 경유 22.3%, 하이브리드 5.4%, LPG 4.3% 순이었다.

케이카 관계자는 “소비 양극화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상반기 중고차시장에서도 역시 이런 점이 반영된 판매 순위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중고차 거래 플랫폼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다양한 차종과 모델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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