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수요 급증에 해외수주도 활짝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 310억달러, 전년대비 두배 … 원전·SMR 등 발주 확대
국내 건설사의 상반기 해외수주가 전년대비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 원전과 소형원자로(SMR) 사업이 확대되면서 침체됐던 중동 수주를 대체하고 있다.
16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해외 수주는 310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기간(155억8000만달러)보다 98.9% 늘었다. 국내 247개사가 88개국에서 258건의 공사를 수주했다.
상반기 최대 수주는 체코 두코바니 신규원전(187억2000만달러)으로 상반기 전체 실적의 절반 이상이다. 체코를 비롯해 유럽시장이 전년대비 약 43배 증가하며 수주액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프로젝트는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는다. 대우건설은 총 공사금액의 약 30% 수준의 공사비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국내 건설사 해외수주는 중동지역의 발전 플랜트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탄소감축 프로그램과 함께 글로벌 에너지 전환, 인공지능 등 첨단산업 확산 흐름에 전력 수요가 커지면서 원전과 SMR 시장에 대한 각국의 관심이 높아졌다.
유럽과 미국 등은 급등하는 전력수요에 맞춰 원전 등 발전설비 발주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폴란드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추가 해외 원전 수주 가능성이 남아있다.
상반기 해외수주 실적을 보면 발전소·플랜트 중심의 산업설비 수주가 260억7000만 달러로 전체의 84%를 차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IHS마킷에 따르면 상반기(4월 기준) 세계건설시장은 14조8000억달러로 전년 대비 2.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SMR 시장도 2027년 104억달러에서 2040년 3000억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국내 건설사 중 현대건설이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연말 불가리아 원전 본계약 등 2030년까지 원전 부문에서만 5조원 이상 수주 목표를 세웠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상반기 대형 해외사업을 따내며 전년대비 10배 이상의 수주고를 달성했다. 삼성물산 상반기 해외수주는 25억8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같은 실적 역시 해외에서 에너지 설비 분야 수주를 확대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대우건설도 전년대비 24배 증가한 12억2156만달러를 수주했다. 상반기 해외 수주액 기준 3위 성적이다.
DL이앤씨도 SMR 분야에서 실적 상승을 노리고 있다. DL이앤씨는 미국 SMR 전문 설계업체 엑스에너지와 손잡고 2000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기술확보에 나섰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주택부문에서 줄어든 실적을 해외에서 복구하고 있다”며 “원전사업 확대 등으로 올해 해외수주가 5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