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태양 연구시설 전남으로"
에너지공대 등 잠재력 강조
전남도·나주시 유치 도전
전남도와 나주시가 한국에너지공과대학과 핵융합 기초 연구사업 추진 등을 내세워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핵융합 핵심 연구시설’ 유치에 나섰다. 현재 과학기술정통부는 핵융합 국제 상용화 선도국가 실현을 목표로 ‘핵심 기술개발 및 기반시설 구축을 위한 사전 기획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
16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태양에너지 원리인 핵융합은 가벼운 원자핵을 융합해 무거운 원자핵으로 바뀌는 융합 과정에서 줄어든 질량만큼을 에너지로 변환한다. 핵융합 원료는 수소 동위원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다. 바닷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중수소는 양성자와 중성자, 전자가 각각 하나다. 삼중수소는 양성자 하나에 중성자 두 개, 전자가 하나다. 이를 융합하면 양성자와 중성자, 전자가 각각 두 개인 헬륨과 중성자가 만들어지고 이때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한다.
문제는 양전하(+)를 띠는 양성자와 양성자를 융합할 때 자석처럼 밀어내는 현상이다. 이를 이겨내고 융합하려면 온도를 1억도 이상으로 높여 플라즈마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플라즈마는 전자와 양전하를 띤 이온으로 분리된 기체 상태며, 태양 중심이 플라즈마 상태라 핵융합이 반복해서 일어난다.
정현구 전남도 에너지산업국장은 “핵융합으로 발생한 에너지는 수소 1g당 석유 8톤 정도로 온실가스 등이 없는 무한한 청정에너지”라고 말했다. 이런 장점으로 미국과 중국 등 세계 각국이 핵융합 기술개발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상용화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핵융합을 상용화하려면 1억도 이상 플라즈마 온도를 400초 이상 유지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1억도 플라즈마 상태를 48초 동안 유지했으나 핵심기술 개발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상용화를 위해선 진공상태에서 플라즈마를 가두는 핵융합 장치(토카막) 등이 필요하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핵융합에너지 실현 가속화 전략’을 마련하고 핵심기술 개발과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가 핵심기술 개발 등에 나서자 전남과 대전, 포항이 기반시설 유치에 나섰고, 이 중 가장 활발한 곳이 전남이다.
전남은 국내에서 유일한 한국에너지공과대학이 있다. 또 한국전력 등 에너지 기업들이 밀집해 있다. 또 토카막에 필요한 핵심 기술인 ‘초전도 도체 시험설비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전남도와 나주시를 비롯해 한전과 한국에너지공과대학, 학계 등이 협조체계를 만들어 산업 생태계 조성을 서두르고 있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전남은 전국 17개 시·도 중 국가연구개발비 사용에서 전국 최하위에 있다”면서 “대통령이 강조한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핵융합 핵심시설이 전남으로 와야 한다”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