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금리 내림세…대출받기는 더 어려울 듯
올해 들어서 수신·대출금리 줄곧 하락세
은행은 가계대출 엄격, 기업대출 쏠릴 듯
올해 들어 은행권 여수신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하반기 이후 대출을 받기는 더 힘들어 질 전망이다. 정부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 강화 등으로 은행들의 대출 태도가 엄격해질 것으로 보여서다. 이에 따라 은행권이 여유 자금 운용을 위해 기업에 대한 대출을 확대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은행과 은행연합회 등에 따르면, 은행권 수신금리는 계속 내리고 있다. 한은 집계에 따르면, 저축성 수신금리 평균은 지난해 10월(3.37%) 이후 올해 5월(2.63%)까지 8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내림폭도 0.74%p로 한은이 지난해 10월 이후 올해 5월까지 기준금리를 0.75%p 인하한 것과 비슷한 추이다.
은행연합회가 최근 발표한 6월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는 2.54%로 9개월째 하락해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이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0.25%p 내리면서 이러한 추이는 향후 지속될 전망이다. 코픽스는 은행권이 예금과 적금 등 시중에서 자금을 조달한 금리 수준으로 그만큼 비용이 낮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수신금리 하락에 따라 여신(대출) 금리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와 기업을 포함한 전체 대출 평균금리는 지난해 12월(4.64%) 이후 올해 5월(4.17%)까지 6개월 연속 하락세다. 가계대출 금리도 지난해 12월(4.72%) 이후 지난 5월(4.26%)까지 줄곧 내림세고, 주담대 평균 금리도 올해 2월(4.23%) 이후 5월(3.87%)까지 하락세다.
한편 금리가 내려가면 일반적으로 대출이 활성화되지만 올해 하반기는 보다 엄격해질 전망이다. 한은이 지난 15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3분기 전망 조사’에 따르면, 은행권의 3분기 가계대출에 대한 태도지수는 -22로 1분기(8) 완화적 태도에서 2분기(-11)를 거쳐 더 엄격해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 지수가 음수(-)를 보인 것은 은행들이 대출에 대해 더 엄격하게 집행하겠다는 의미이다.
특히 가계 주택대출(-31)에 대해서는 더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정부가 지난달 수도권을 중심으로 6억원 이상의 주담대 대출을 금지하고, 이달부터 3단계 스트레스DSR을 시행하면서 대출을 더 조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기업대출에 대한 태도는 보다 완화적이지만 중소기업(-6)과 대기업(6)이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경기 둔화로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치솟자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문턱을 높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 억제 대책 등과 맞물려 은행들의 대기업대출 쏠림은 하반기에 더 심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국내 203개 금융기관 여신업무 총괄책임자들에게 업계 대출행태에 관해 물었다. 이를 각 기관의 대출금액에 따라 가중 평균해 -100부터 100 사이의 지수로 산출한 지표이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