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비가 몰려온다…충남 서·북부 초비상
충남도 등 초긴장 속 대책 마련
오산·서산 인명피해 인재 가능성
충남 서·북부권 지역에 비상이 걸렸다. 18일 오전 또 다시 비구름이 몰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오전 위성영상 등에 따르면 또 다시 비구름이 서해에서 충남 서·북부권과 수도권을 향하고 있다. 가뜩이나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가 극심한 지역에 또 비가 내릴 경우 심각한 추가 피해가 예상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0분 기준으로 1시간 사이 이미 충남 태안군 옹도에 6.5㎜, 서산시 대산 3㎜ 등의 강수량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도 1시간 사이 인천 옹진군 승봉도에 16㎜의 비가 내렸다. 이들 지역은 서해안 지역으로 비구름은 서서히 충남 서·북부권과 수도권 내륙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상청은 “수도권과 충남서해안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5~20㎜ 내외의 비가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미 충남 서·북부권은 16일부터 내린 비로 대부분 지역의 강수량이 300㎜를 훌쩍 넘긴 상태다. 예산군이 18일 오전 4시까지 380㎜의 비가 내렸고 당진(377.4㎜) 홍성(369.4㎜) 서산(359.8㎜) 등이 뒤를 이었다.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곳은 서산 운산면으로 414㎜이었다.
충남 서·북부권 대표적인 저수지인 예당저수지는 이미 17일 오전 7시 만수위에 도달해 방류를 시작했다. 예당저수지에서 방류한 물은 예산 무한천을 거쳐 아산 삽교천으로 흘러간다. 이들 하천은 현재 모두 물이 불어나 곳곳에서 침수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충남도는 비상이 걸렸다. 17일 오후 소강상태를 보였던 비가 또 다시 내릴 경우 복구는 손도 대지 못하고 추가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현재 비구름과 기상청 예보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미 비가 많이 온 지역에 또 다시 비가 내릴 경우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충남도는 밤 사이 비가 오지 않아 일부 물이 빠진데다 밤보다 낮시간대에 대처하기 쉽다는 점을 그나마 위안으로 삼고 있다.
충남도는 취약지역에 대해 집중관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피해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응급복구도 할 예정이다.
김태흠 충남 지사는 △도로 등 통제 시 차량이 진입하지 못하도록 강력 조치하고 △각종 상황 신속 공유 △비 피해 위험지역 주민 사전대피 조치 등을 지시했다. 김 지사는 “인력이 부족하면 군의 협조를 받도록 하라”며 “대피주민에 담당 공무원을 배치해 생필품이 부족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챙기고 심리지원도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충남 서·북부권 외에도 수도권과 남부지방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상청은 이날 “19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80㎜의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17일 오후 많은 비가 내렸던 광주·전남 지역에도 18일 오전 또 다시 일부 지역에 비가 내리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경기 오산시 옹벽 붕괴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인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사망사고에 대한 명확한 원인규명이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오산시 옹벽 붕괴사고는 사고 하루 전 “빗물 침투 시 붕괴가 우려된다”는 민원이 접수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고가 나기 전 오후 4시쯤 해당 고가도로에는 지름 수십㎝의 포트홀이 발생해 오후 5시 30분쯤부터 2개 차로가 통제되고 있었지만 사고가 난 고가도로 아래 도로는 통제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 사고와 관련해 중대시민재해 적용 여부 등을 놓고 수사할 계획이다.
충남 서산에서 일어난 사망사고도 마찬가지다. 충남에선 17일 서산시 석남동 침수된 도로에서 2명이 각각 사망했다. 그동안 침수 사망사고는 지하공간에서 발생했지만 이번 사고는 도로에서 일어났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은 정확한 사고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윤여운·곽태영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