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 13명, 경기 가평 4명 사망·실종

2025-07-20 11:03:13 게재

닷새째 극한호우에 전국서 20여명 인명피해

윤호중 “범정부 복구대책지원본부 즉시 가동”

지난 16일부터 쏟아진 극한 호우로 닷새간 숨지거나 실종된 인원이 2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 중 경남 산청에서만 최소 13명이 사망·실종됐다. 경기 가평에서도 확인된 사망·실종자만 4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청 부리마을 피해현장
19일 극한호우로 주민 3명이 사망한 경남 산청군 산청읍 부리마을 피해 현장. 산청 곽재우 기자

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19일 폭우로 사상 초유의 ‘전 군민 대피령’이 내려졌던 경남 산청에서는 사망·실종 사고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20일 오전 10시까지 집계된 인명피해는 사망 6명, 실종 7명, 중상자 2명이다. 비는 19일 늦게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지만 인명피해는 20일에도 보고되고 있다. 이날 오전 6시 55분쯤 산청군 산청읍 부리마을 실종자 수색 현장에서 7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날 토사 유출로 70대 남성과 2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된 곳 인근이다. 앞서 19일부터 접수된 인명피해는 사망 6명, 실종 7명 등 13명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20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산청군에 급파해 수습에 나서는 등 범정부 차원의 총력대응에 나섰다.

산청군에는 지난 16일부터 4일간 누적 강수량이 632㎜에 이르는 사상 초유의 극한 호우가 쏟아졌다. 시천면은 누적 강수량이 798㎜를 기록했다. 19일 오후 1시 50분쯤에는 산청군이 ‘전 군민 대피’를 촉구하는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

20일 새벽시간대 물폭탄이 쏟아진 경기 가평에서는 주민 4명이 급류에 휩쓸리거나 산사태로 매몰돼 실종됐다. 이날 오전 4시 30분쯤 가평군 조종면 대보1리에서 주민 이 모(80)씨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대보교 월류로 대피령이 내려지자 가족과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다 불어난 물에 고립돼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종면 신상리에서는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돼 70대 여성 1명이 숨졌다. 상면과 북면에서도 각각 주민 1명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재 통신 등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여서 정확한 피해집계가 늦어지고 있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서 실종·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집계한 오전 5시 기준 인명피해는 사망 10명, 실종 8명이다. 하지만 공식 집계 이후에도 경남 산청과 경기 가평에서 사망·실종 신고가 잇따르고 있어 최종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0시 현재 집계된 사망·실종자는 20명에 이른다.

침수와 산사태 등을 피해 일시 대피한 주민들은 20일 오전 4시 기준 86개 시·군·구에서 9504세대 1만2921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3424세대 4638명은 귀가하지 못하고 임시주거시설 등에 머물고 있다.

이 밖에도 공공시설 1920건, 사유시설 2234건 등 대규모 시설피해도 발생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2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호우 대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행안부 제공

한편 20일 공식 취임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오전 9시 정부세종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번 집중호우 지역의 조속한 복구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지원본부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윤 장관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호우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피해를 당하신 국민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제1 책무라는 소신을 갖고 주어진 역할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부터 범정부 복구대책지원본부를 가동해 대응에서 복구로의 공백없는 체계 전환을 추진한다”면서 “피해가 큰 지역에 대해서는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대통령께 건의해 폭넓은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김신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