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중국 추격…“AI가 희망”

2025-07-21 13:00:02 게재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중국·미국 경쟁 위해 일본과 협력해야” 강조

“AI산업 위해 대규모 공공발주로 시장 만들어 줘야” 정부협력 요구

“지금은 인공지능(AI) 시대다. AI로 제조업을 다시 일으키지 못하면 우리 제조업은 10년 후면 거의 다, 상당 부분에서 퇴출 당할 것이다.”

최태원(사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7일 경주에서 대한상의 하계포럼을 계기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중국 제조업 실력이 업그레이드되다 보니 우리가 만드는 거의 모든 물품과 경쟁을 하게 됐다”며 “반도체도 추격의 속도가 더 빨라져서 거의 턱밑까지 쫓아온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희망은 AI에 걸 수밖에 없다”며 “이 AI마저도 중국이 쫓아오고 적용하는 속도가 우리보다 빠르다는 게 더 안 좋은 뉴스지만, 아직은 초기니까 우리도 빨리 따라잡아서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미국과 경쟁을 위해선 일본과 협력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우리는 데이터 사이즈가 안 된다”며 “AI를 잘하기 위해서라도 일본과 손잡고 서로 데이터 교환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양국의 데이터를 섞고 쓸 수 있어야 조금이나마 경쟁력을 가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왜 일본이냐고 생각하지만, 더 좋은 옵션이 있으면 우리도 택할 것”이라며 “제가 만난 웬만한 일본의 재계나 정계 지도자도 이 문제에 대해서 반대라고 말한 사람은 없었다”고 전했다.

정부에 대해서는 “‘시장을 만들어 주십시오’라는 게 부탁”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정부, 공공 쪽에서의 AI 발주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며 “프로젝트가 나와야 스타트업이든 중견기업이든 대기업이든 들어가서 뭔가를 하고 AI에 훈련된 사람, 경험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AI 스타트업 숫자를 보면 1000개가량인데 2만개는 키울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과거 벤처붐을 일으켰던 것처럼 AI 붐을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여당에서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도록 상법 개정을 추진하는 데 대해 “자사주를 살 사람이 앞으로 이걸 과연 사겠느냐”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지금까지 자사주를 쓸 수 있는 자유가 어느 정도 있었는데 이게 줄어든다는 이야기로 이해한다”며 이처럼 말했다.

최 회장은 집중투표제 도입과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 상법 추가 개정 논의에 대해선 “개정이 되면 할 수 없다. 많은 사람이 믿고 그렇게 개정한다면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회장은 또 “실제로 운용을 해봐야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알 수 있고, 그걸 고치거나 대책을 내도록 건의하면서 흘러가야 하지 않겠나. 대응을 잘해야 한다”며 “상법에 대해 다 찬성하는 것도, 아예 반대하는 것도 딱 맞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쟁의행위 범위를 확대하는 등 내용의 일명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도 반대보다 후속 대응이 중요하다고 했다.

100% 재생에너지 전기로 가동하는 정부의 ‘RE100 산업단지’ 정책을 두고는 “이렇게까지 말하는 게 딱 맞는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제가 만난, RE100을 주도했던 많은 빅테크들은 RE100을 포기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기후변화를 막자는 목표를 향해 가는 길은 여러 길이 존재하고 RE100도 그중 하나”라며 “하지만 에너지값이 너무 비싸면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사업을 영위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에 기대하는 바에 대한 질문에는 “민관이 완전히 원팀을 이루는 리더십이 꼭 필요하다”며 “새정부가 좋은 리더십을 많이 발휘하길 기대하고, 그를 위해 저희도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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