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연체율 7%대로 하락…하반기 M&A 속도 내나

2025-07-24 13:00:02 게재

2분기 PF사업장 매각으로 부실 정리 … 당국, 연말 5%대 목표

23일 라온저축은행 매각 “시장 자율 구조조정 기능 작동 첫 사례”

상상인·페퍼저축은행 매각협상 답보 … 인수 경쟁 시작될지 주목

올해 1분기 10%에 육박했던 저축은행 연체율이 2분기 7%대로 하락하며 상승 추세가 꺾였다.

24일 금융당국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 연체율은 올해 1분기 9.08%에서 2분기 7%대로 하락했다. 저축은행들이 2분기 부실PF 사업장과 부실 채권 매각에 적극 나서면서 연체율을 낮춘 것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달 26일 올해 상반기 3·4차 ‘PF대출 정상화 공동펀드’를 통해 약 1조4000억원의 PF 부실채권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4차 공동펀드에 부실채권을 매각하면서 저축은행업계의 총여신 연체율은 약 1.2%p,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부실 PF 정리와 함께 일반 부실 채권 매각에도 속도를 내면서 전체적으로 연체율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저축은행 연체율은 9.08%로 2015년말(9.2%)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2021년말 2.5%로 최저 연체율을 기록한 이후 2022년말 3.4%, 2023년말 6.5%, 지난해말 8.2%로 급격히 상승하던 연체율이 올해 2분기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연말까지 저축은행 연체율을 5%대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건전성 관리 강화에 나섰다. 부실 채권 정리가 지연되고 있는 저축은행들을 대상으로 현장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다올저축은행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으며 여름 검사 휴지기가 끝나면 다시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2분기 실적이 내달 중순 확정되면 연체율과 부실채권 정리 현황을 바탕으로 추가 검사 대상을 선정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부실 정리로 연체율이 낮아지면 업계에 대한 인식 개선 등으로 M&A(인수합병)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정례회의를 열고 KBI국인산업의 라온저축은행 주식취득(60%)을 승인했다.

금융위는 대주주 적격심사(부채비율·범죄경력 등)를 통해 대주주 변경을 승인했으며 라온저축은행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증자 계획도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KBI국인산업은 경북 구미에 소재한 폐기물 처리업체로 지난해말 총자산 3836억원, 자기자본 3382억원에 매출액 611억원, 당기순이익 318억원을 달성했다. 옛 갑을그룹이 KBI국인산업의 모체이며 전선 및 동소재, 자동차부품 사업을 영위하는 KBI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금융당국은 “라온저축은행 매각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최근 적기시정조치가 부과된 지방 저축은행에 대해 시장 자율 구조조정 기능이 작동한 ‘첫 사례’라는 의미가 있다”며 “추후 유상증자, 부실자산 처분 등으로 라온저축은행의 경영상태가 충분히 개선됐다고 확인될 경우 금융위 의결을 통해 기 부과된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종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적기시정조치가 부과되거나 유예된 저축은행은 9곳이다. 그중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라온저축은행이 처음으로 매각에 성공하면서 다른 저축은행의 매각 협상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상인과 페퍼저축은행에 대해 OK금융그룹이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말부터 진행된 협상은 현재 답보 상태다. OK금융측은 상상인과 페퍼에 대한 실사를 거친 후 인수 가격을 제시했다. 상상인은 1084억원, 페퍼는 2100억원에 인수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OK금융그룹의 인수 가능성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시각이다. 협상이 오랫동안 진행됐지만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원매자가 나타나서 인수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상상인과 페퍼저축은행 이외에도 동양저축은행, DH저축은행, 대백저축은행, 대아상호저축은행, 대원상호저축은행, 머스트삼일저축은행, 바로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 스마트저축은행, OSB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등이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안국저축은행은 증자 등 자체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구조조정 활성화를 위해 저축은행 M&A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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