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온열질환·정전피해 속출

2025-07-28 13:00:01 게재

온열질환자 작년보다 2.5배 발생 … 전력수요 급증, 엘리베이터 고립 사고도

전국이 연일 폭염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늘어난 전력 사용으로 전기 공급이 끊기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기상당국이 당분간 평년보다 기온이 높고 열대야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해 폭염 피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와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폭염에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온열질환 사망자 11명 달해 = 27일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신고 현황에 따르면 25~26일 각각 99명, 98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올해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시작한 지난 5월 15일부터 7월 26일까지 누적 환자 수는 2311명이다. 특히 26일 사망자가 1명 추가 발생해 총 11명으로 늘었다.

질병관리청은 여름철 온열질환 발생의 신속한 정보 공유로 국민 건강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올해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평년보다 5일 앞당겼다. 지난해와 비교 가능한 5월 20~7월 26일 온열질환자는 2295명으로 지난해(906명)에 비해 2.5배나 많다.

온열질환자의 78.9%는 남성이었다. 연령대는 50대가 20.4%로 가장 많았으며 60대 19.7%가 뒤를 이었다. 전체 온열질환자의 31.5%는 65세 이상으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단순노무 종사자(28.2%) △무직(13.1%)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7.9%) 순이었다. 질환별로는 열탈진이 59.8%로 가장 많았으며 △열사병(16.6%) △열경련(14.1%) △열실신(8.0%) 등이 뒤를 이었다.

발생 시간을 보면 오후 3~4시(10.8%)가 가장 많았으며 △오후 4~5시(10.6%) △오전 6~10시(9.9%) △오후 2~3시(9.8%) 순이었다.

실외 발생이 80.2%였으며 이중 △작업장(32.3%) △논밭(12.8%) △길가(12.7%) 등에서 많이 발생했다.

계속되는 폭염에 가축 피해도 전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5월부터 이달 27일까지 폐사한 가축은 101만1243마리였다. 지난해(9만6148마리)의 10.5배 수준이다. 이 중 닭 등 가금류가 96만2353마리, 돼지가 4만8890마리로 집계됐다.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27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도권기상청에서 예보관이 폭염 특보 상황과 기온 등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정전 관련 인명피해는 없어 = 또한 각 지방 소방재난본부와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27일 오후 8시 32분쯤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아파트단지에서 전기 공급이 끊겼다. 이 정전으로 아파트 41개 동 1440세대가 무더위 속에 에어컨 등 냉방기기를 사용하지 못해 큰 불편을 겪었다. 정전 8시간 만인 28일 오전 4시 30분쯤 노후 변압기 교체 작업을 마치고 전력 공급이 정상화됐다.

정전 당시 폭염경보가 내려진 인천은 낮 최고 기온이 37.2도까지 오르는 등 무더위가 이어져 주민들이 냉방기기를 사용하지 못해 큰 불편을 겪었다.

같은 날 오후 6시 12분쯤에는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한 아파트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단지 내 비상발전기가 작동하면서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왔고, 이에 놀란 주민들이 화재 신고를 했다. 소방당국은 장비 12대와 인원 36명을 투입했으며, 다행히 실제 화재나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같은 시간 화성시 산척동의 1500여세대 규모 아파트 단지에 정전이 발생, 주민 4명이 승강기에 고립됐다가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됐다. 소방당국은 아파트 전기 기계실에서 과부하로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슷한 시간 화성시 목동의 1500여세대 아파트와 1100여세대 아파트 2개 단지에도 정전이 발생했다가 30여분 만에 복구됐다. 한전은 아파트 내 차단기 문제로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후 3시 23분쯤에는 광주시 서구 쌍촌동 일대 아파트 5개 단지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2501세대의 전력 공급이 폭염 속 중단되면서 주민들은 복구 작업이 이뤄진 1시간여 동안 불편을 겪었다. 한전은 주변 지상변압기에서 ‘펑 소리가 났다’는 신고 내용을 토대로 과부하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소방당국은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한여름에 정전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며 “아파트 단지 전기설비 등에 대한 안전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폭염 특보 당분간 지속될 듯 = 폭염은 주중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28일 지역별 예상 최고 낮 기온은 서울 37도, 수원·대전·청주·전주 36도, 춘천·원주·강릉·광주·대구 35도, 부산·제주 32도 등이다. 무더위는 최소 다음 달 1일까지 이어지고, 폭염특보도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으니 야외 활동과 외출을 자제하고, 식중독 예방을 위해 음식 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또 영유아·노약자·임산부·만성질환자의 경우 특히 건강관리에 유의하고, 야외작업장에는 시원한 물과 쉴 수 있는 그늘을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장세풍·김신일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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