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K-휴가족'을 잡아라
여름바캉스 84% 국내 선택 … 지역맛집 손잡고 해외브랜드 반짝매장 유치
유통가가 국내에서 휴가를 보낼 소비자 붙잡기에 나섰다. 바캉스를 해외보다 국내서 지내겠다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지역 맞집은 물론 해외 유명브랜드 반짝(팝업)매장까지 국내로 들여 올 정도다.
29일 유통가에 따르면 길게 떠나는 휴가 대신 국내에서도 알차게 즐길 수 있는 ‘K-바캉스’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이들을 겨냥한 유통 상품들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직장인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여름휴가를 계획한 이들 중 83.5%가 국내 여행을 선호했으며 대부분이 2~3일 일정으로 휴식과 맛집 탐방을 중심으로 한 국내 휴가를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짧지만 확실한 만족을 추구하는 여름휴가를 선호한다는 얘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맛집과 손잡고 새로운 미식 여행지로 떠오른 로컬 공간부터 해외 유명 브랜드의 국내 팝업과 한강 선착장 내 피서 매장 등 국내 피서용 맞춤상품이 대표적인 K-바캉스족을 겨냥한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실제 코카-콜라사는 서울 해방촌 로컬 다이닝(지역 만찬) 거리 ‘신흥시장’과 손잡고 특별한 시식공간을 마련했다.
신흥시장 내 19개 다이닝 레스토랑 중 11곳이 협업에 참여했다. 레스토랑 스타일과 대표 메뉴 국적에 따라 각기 다른 언어로 코카-콜라 로고를 배치하는 등 매장별 특성을 살려 매장을 꾸몄다. 도심속 해외 여행지 이미지를 극대화시킨 셈이다.
코카-콜라사 관계자는 “골목마다 개성 있는 맛집 가득한 신흥시장은 감각적인 지역명소 정취와 코카-콜라의 브랜드 감성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주장했다.
해외에 나갈 경우 필수 방문 코스로 여겨지던 인기 브랜드 매장을 국내에 들여온 곳도 있다.
편의점 GS25는 일본 유통업체 돈키호테와 함께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지하 1층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돈키호테 자체 브랜드(PB)인 조네츠 상품 50종과 GS25 PB 유어스 상품 10종, 협업 한정 상품 등을 선보이고 있다. 첫 날 개점 30분 만에 하루 최대 입장 인원인 1200명의 접수가 모두 마감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짧은 시간 안에 밀도 있는 휴가를 즐기려는 바캉스족을 겨냥한 도심 속 이색 피서지도 주목받고 있다.
농심은 서울 한강버스 여의도와 잠실 선착장에 K-라면 체험매장 ‘너구리의 라면가게’를 선보였다. 서울 한강버스는 마곡부터 잠실까지 모두 7개 선착장을 오가는 수상 대중교통 수단으로 9월 정식 운항에 앞서 시범 운영 중이다.
농심은 이용객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여의도와 잠실 선착장에 너구리의 라면가게를 마련했다. 방문객은 한강버스 선착장 CU 편의점에서 제품을 구입한 뒤 2층 너구리의 라면가게의 즉석 조리기를 이용해 라면을 직접 끓일 수 있다.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무장한 공간이 한강버스 이용객은 물론 한강을 찾는 K-바캉스족에겐 일상 속 이색 재미를 주고 있다는 평가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