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폭포-멍때리기’ 어치계곡 추천

2025-07-30 10:46:44 게재

원시림 생태탐방로 끝에 장엄한 비경

한여름 대낮에도 이슬 맺히는 오로대

여름철 광양 명소 어치계곡
어치’는 ‘느린재’ 또는 ‘느재’를 한자식으로 표기한 지명으로 산허리를 감아 돌며 완만하게 이어진 고갯길을 뜻한다. 사진 광양시 제공

전남 광양시가 뜨거운 태양을 피해 시원한 자연 속에서 ‘폭포-멍때리기’를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어치계곡을 추천했다.

30일 광양시에 따르면 어치’는 ‘느린재’ 또는 ‘느재’를 한자식으로 표기한 지명으로 산허리를 감아 돌며 완만하게 이어진 고갯길을 뜻한다. 백운산 4대 계곡 중 하나인 어치계곡은 2021년 ‘걷고 싶은 전남 숲길’로 지정된 백운산 등산로 중 하나다. 구시폭포와 오로대, 용소 등 신선이 노닐었을 법한 명승이 이어지며, 수려한 자연 경관을 자아낸다.

특히 생태탐방로 종점인 구시폭포는 바짝 마른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전설을 증명하듯 우레와 같은 함성과 맹렬한 기세로 눈부신 물거품을 끝없이 토해낸다.

때 묻지 않은 원시림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생태탐방로 비경을 막 빠져나온 탐방객들은 길게 깎아 놓은 가축의 먹이통을 닮아 ‘구시(구유)’라 이름 붙은 이 폭포 앞에서 자신도 모르게 ‘폭포-멍때리기’에 빠져든다.

구시폭포에서 임도를 따라 700m쯤 올라가면 한여름 대낮에도 이슬이 맺힐 만큼 시원하다는 뜻을 가진 ‘오로대(午露臺)’라는 글씨가 새겨진 너른 바위가 마당처럼 펼쳐져 있다. ‘오로대’는 단오와 한로에서 각각 오(午)와 로(露)를 한 자씩 따온 이름이다. 옛 선인들이 단오와 한로, 두 절기에 이곳을 찾아 풍류를 즐겼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오로대 바로 아래에는 수어천 발원지인 용소(龍沼)가 있다. 한해(旱害), 즉 가뭄이 들 때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내면 많은 비가 내렸다고 전해진다.

이현주 광양시 관광과장은 “어치계곡은 봄날의 수달래, 가을의 만추뿐 아니라 무더위를 식혀 줄 청량한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면서 “소중한 사람들과 신비한 전설을 가득 품은 이곳을 찾아 심신을 달래고 회복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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