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폭포-멍때리기’ 어치계곡 추천
원시림 생태탐방로 끝에 장엄한 비경
한여름 대낮에도 이슬 맺히는 오로대
전남 광양시가 뜨거운 태양을 피해 시원한 자연 속에서 ‘폭포-멍때리기’를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어치계곡을 추천했다.
30일 광양시에 따르면 어치’는 ‘느린재’ 또는 ‘느재’를 한자식으로 표기한 지명으로 산허리를 감아 돌며 완만하게 이어진 고갯길을 뜻한다. 백운산 4대 계곡 중 하나인 어치계곡은 2021년 ‘걷고 싶은 전남 숲길’로 지정된 백운산 등산로 중 하나다. 구시폭포와 오로대, 용소 등 신선이 노닐었을 법한 명승이 이어지며, 수려한 자연 경관을 자아낸다.
특히 생태탐방로 종점인 구시폭포는 바짝 마른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전설을 증명하듯 우레와 같은 함성과 맹렬한 기세로 눈부신 물거품을 끝없이 토해낸다.
때 묻지 않은 원시림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생태탐방로 비경을 막 빠져나온 탐방객들은 길게 깎아 놓은 가축의 먹이통을 닮아 ‘구시(구유)’라 이름 붙은 이 폭포 앞에서 자신도 모르게 ‘폭포-멍때리기’에 빠져든다.
구시폭포에서 임도를 따라 700m쯤 올라가면 한여름 대낮에도 이슬이 맺힐 만큼 시원하다는 뜻을 가진 ‘오로대(午露臺)’라는 글씨가 새겨진 너른 바위가 마당처럼 펼쳐져 있다. ‘오로대’는 단오와 한로에서 각각 오(午)와 로(露)를 한 자씩 따온 이름이다. 옛 선인들이 단오와 한로, 두 절기에 이곳을 찾아 풍류를 즐겼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오로대 바로 아래에는 수어천 발원지인 용소(龍沼)가 있다. 한해(旱害), 즉 가뭄이 들 때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내면 많은 비가 내렸다고 전해진다.
이현주 광양시 관광과장은 “어치계곡은 봄날의 수달래, 가을의 만추뿐 아니라 무더위를 식혀 줄 청량한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면서 “소중한 사람들과 신비한 전설을 가득 품은 이곳을 찾아 심신을 달래고 회복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