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최근 경기흐름 개선 인식
정부 소비쿠폰 효과 긍정적 성장률 전망 상향 조정하나
한국은행 금통위 안에서 경제가 부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인식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소비쿠폰도 일정한 기여를 하면서 민간소비가 개선되는 데 대한 긍정적 평가도 나왔다.
한국은행이 29일 공개한 7월(10일)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상당수 위원이 5월 예상했던 경제성장 경로보다 개선되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한 위원은 “2차 추경으로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주가가 큰폭으로 상승하면서 성장의 상방압력이 다소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 이후 내수 중심의 경기 회복세가 완만하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른 위원도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소비가 개선되고 수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는 등 실물경기의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또 다른 위원은 “2차 추경이 소비쿠폰 형태로 지출되는 데 이는 일반적인 이전지출과 비교해 소비진작 효과가 어떤지 검토해봐야 한다”고 했다.
한은 관련 부서는 소비쿠폰 효과에 대해 “현금이 아닌 기한이 정해져 있는 쿠폰으로 지급하면 구축효과가 상대적으로 더 작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구축효과는 정부가 재정을 통해 보조금을 지급할 때 국채 발행 등 재정을 확대할 수밖에 없어 금리가 상승하면 민간 소비나 투자가 오히려 위축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금통위원과 한은 집행부 안에서 최근 소비가 개선되고 수출도 호조를 보이는 데 대한 긍정적 평가가 확인되면서 다음달 수정 경제전망의 상향 가능성이 주목된다. 한은은 8월(28일) 금통위에서 통화정책방향과 수정 경제전망보고서를 발표한다. 한은은 지난 5월 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0.8%로 크게 낮춰 잡았다.
다만 한 위원은 “향후 성장경로는 대미 무역협상의 전개 상황과 내수 개선속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조심스러운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한은은 7월 금통위에서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준금리를 현행 연 2.50% 수준에서 동결했다. 경기 침체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가계대출 급증 등 금융안정성이 위태롭다는 이유로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한은은 통화정책 결정문에서 “대내외정책 여건의 변화와 물가 흐름 및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