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U대회 ‘메가시티 지름길’ 되나

2025-07-30 13:00:03 게재

4개 광역지자체 공동개최 첫 사례

기존 인프라 활용 ‘저비용·고효율’

충청권 4개 시·도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2027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가 사실상 시동을 걸었다. 4개 광역지자체가 공동으로 개최해 충청권 메가시티(광역생활경제권) 구축의 전환점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충청권 4명의 광역단체장들이 지난 27일(현지시각) 독일 뒤스부르크 노드 환경공원에서 열린 ‘라인루르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폐회식에서 대회기를 넘겨받고 있다. 사진 충청 유니버시아드대회 조직위 제공
30일 충청권 4개 시·도 등에 따르면 4명의 충청권 광역단체장들은 최근 독일에서 열린 2025년 하계 라인-루르 U대회에서 대회기를 넘겨받았다. 대회기는 다음달 8일 세종호수공원에서 열리는 ‘2027 충청권 U대회 D-2년 기념 흥이나유 페스티벌’에서 시민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충청 U대회는 전 세계 대학생 선수들이 참여하는 국제종합경기대회로 2027년 8월 1일부터 12일까지 대전·세종·충남·충북 4개 시·도에서 개최된다. 이 대회에는 육상 수영 양궁 펜싱 태권도 농구 체조 등 18개 종목에 150개국, 1만50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충청 U대회는 4개 광역지자체가 공동으로 개최한다는 점이 무엇보다 관심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열린 국제종합스포츠대회를 광역지자체가 공동으로 개최한 사례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은 물론 U대회를 통틀어 한번도 없었다. 모두 한 광역지자체가 오롯이 책임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충청권 공동개최는 대전시가 지난 2017년 아시안게임 유치에 나섰을 때 지역에서 “부채만 떠안고 끝날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충청권 4개 시·도가 종목을 나눠 책임지고 개회식과 폐회식도 나눠 개최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이후 경기장 활용도 또한 높아질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다.

충청 U대회 조직위 관계자는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는 저비용·고효율의 대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대전시는 개회식을 기존 월드컵경기장에서 열 예정이고, 세종시는 중앙공원에서 폐회식을 치를 계획이다. 중앙공원 폐회식은 세느강에서 개회식을 개최한 파리올림픽을 참조한 것이다. 지난 27일(현지시각) 열린 독일 라인-루르 U대회 폐회식도 뒤스부르크 환경공원에서 열렸다. 이 공원은 1985년 폐쇄돼 방치되던 제철소를 재활용해 1994년 친환경공원으로 재탄생한 곳이다.

충청 U대회가 충청권이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메가시티 구축의 전환점이 될 지도 관심이다.

충청권 4개 시·도는 지난해 말 충청권 메가시티인 충청광역연합을 출범시켰다. 충청광역연합은 출범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사업을 제대로 찾지 못했다. 무엇보다 주민들이 광역연합의 효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이 같은 측면에서 2027년 충청 U대회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공동으로 대규모 국제대회를 준비하고 치르면서 자연스럽게 연대감과 광역연합의 효능감을 피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적은 노력과 비용에도 훨씬 큰 결과를 얻는다면 이는 광역연합의 큰 동력이 될 수 있다.

충청권 한 지자체 관계자는 “충청광역연합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겠지만 충청 U대회는 규모 면에서 충청권 주민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주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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