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우세’냐, 박찬대 ‘반전’이냐…국민여론조사 시작
민주당 새 대표 2일 선출, 호남·수도권 투표 돌입
권역 경선 1주 중단 ‘깜깜이 기간’ 당심 변화 유무
더불어민주당의 새 대표 선출을 위한 국민여론조사가 31일 시작됐다. 30일부터는 호남·수도권 권리당원 투표가 진행 중이다. 수해복구를 이유로 권역별 경선을 1주 연기한 것이 당심에 영향을 미쳤을지가 관건이다.
31일 민주당에 따르면 민주당선관위는 이날부터 정청래·박찬대 후보가 경쟁하고 있는 대표 선출을 위한 국민 여론조사에 들어간다. 8월 1일까지 진행하는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안심번호로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 응답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민주당 대표 선출 투표에서 여론조사는 30% 비중으로 반영한다. 이에 앞서 호남·수도권 권리당원의 투표가 30일부터 시작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투표권을 가진 권리당원 112만 3383명 가운데 호남권은 37만 1105명, 수도권은 54만 1848명에 달한다.
충청·영남권 경선 이후 전체 당원의 90% 몰려있는 호남·수도권 경선이 ‘원샷’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변수가 될 것인지 주목된다. 충청·영남권 경선에서 정청래 후보가 62.65%, 박찬대 후보가 37.35%를 얻었다. 호남권 경선을 앞두고 경선일정을 연기한 것이 당심에 영향을 미쳤을까. 정청래 후보측은 ‘지역별 득표율이 균일하다’는 점을 들어 민심의 반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반면 박 후보측은 호남권을 중심으로 ‘골든 크로스가 진행 중’이라고 주장한다. 권역경선이 연기되면서 인지도 상승 등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이른바 ‘깜깜이 기간’에 강선우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놓고 두 후보가 입장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박 후보가 내란종식을 위한 ‘선명한 대야 노선’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15%가 반영되는 대의원 표심의 영향력도 변수로 꼽힌다. 이번 전당대회 투표권이 있는 전국 대의원은 1만 6970명으로, 대의원 1명의 투표가 권리당원 17명에 해당한다. 100만명이 넘어가는 당원들에 대한 조직화가 거의 불가능한 반면 대의원의 경우 현역의원과 지역위원장의 영향력이 미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앞선 경선에서 25%p 차로 뒤지고 있는 박 후보 입장에선 대의원 선거와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여야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29일 열린 두 후보의 마지막 TV토론에서는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투표 반영 비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진 것도 예사롭지 않다. 두 후보는 대의원·권리당원의 투표 가치가 ‘1:1’이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면서도 정 후보는 “대표가 되면 ‘당장’ 실시하도록 하겠다”고, 박 후보는 “속도와 시기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국민여론조사 시작에 맞춰 두 후보는 SNS 메시지를 통해 지지를 호소했다. 정 후보는 페이스북에 “민심을 이길 자, 당심을 이길 자는 없다. 오직 민심, 오직 당심만 따르겠다. 당원들께서 가라는 대로 가겠다”며 “당원의 명령에 따라서 답을 찾겠으니 도와달라”고 적극적인 투표를 독려했다. 박 후보는 “개혁은 외치는 게 아니라 결과로 남기는 것, 성과 없는 구호는 책임 없는 정치”라며 “민심이 당심이고 당심이 명심이다. 저 박찬대, 민심·당심·명심을 하나로 모으는데 앞장서 온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