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대출금리 3년 만에 최저…연체율 9년 만에 최고

2025-07-31 13:00:18 게재

6월 신규취급 기준 4.11%

은행권 중기 연체율 0.95%

국내 은행권 중소기업대출 금리가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금리 수준은 하락했지만 중소기업 연체율은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25년 6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평균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 4.11%로 집계됐다. 5월(4.17%)에 비해 0.06%p 하락했고, 지난해 12월(4.65%)이후 7개월 연속 내림세다. 금리수준은 지난 2022년 6월(4.06%)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다.

지난달 중기대출 금리(4.11%)는 가계대출 금리(4.21%)에 비해서도 0.10%p 낮다. 중기대출 금리는 지난해 11월(4.77%) 가계대출 금리(4.79%)보다 낮아진 이후 8개월째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에 앞서 중기대출 금리는 2022년 10월(5.49%) 가계대출 금리(5.34%)를 웃돌기 시작해 2년 가까이 높게 유지됐다.

지난달 은행권 전체 대출 평균 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 4.06%로 5월(4.17%)보다 0.11%p 내렸다. 지난해 12월(4.64%) 이후 7개월 연속이다. 대기업대출 금리는 4.00% 수준으로 내렸고, 전체 기업대출 금리는 4.06%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93%로 5월(3.87%)에 비해 0.06%p 상승했다.

한편 은행권 중기대출 연체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 은행권의 중기대출 연체율은 0.95%로 4월(0.83%)보다 0.12%p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연체율 수준은 2016년 5월(0.95%)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다.

개별 은행의 중기대출 연체율도 높아지는 추세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연체율은 0.50%로 1분기(0.49%)보다 0.01%p 상승했다. 이들 4대 은행의 2022년 2분기 말 연체율이 0.20%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3년 만에 두배 넘게 늘어난 셈이다.

4대 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의 중기대출 연체율이 0.59%로 가장 높다. 이어서 하나은행(0.54%)과 신한은행(0.46%), KB국민은행(0.42%) 등의 순이다. 중소기업 대출에 특화된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의 2분기 말 연체율은 0.93%로 2011년 3분기(0.99%) 이후 약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건설업 연체율이 높다. 2분기 말 연체율은 1분기와 비교해 △국민은행(1.04%→1.12%) △신한은행(0.64%→0.88%) △우리은행(0.57%→0.72%) 등이 상승했다. 도소매업 연체율도 우리은행(0.61%→0.82%)과 하나은행(0.43%→0.63%)이 전분기 대비 올랐다.

이에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달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국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수출업종과 도소매 등 경기민감업종, 건설업의 채무상환 능력이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중소기업 연체율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강재신 하나금융 최고리스크담당자(CRO)는 “연체율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추세는 꺾이지 않고 올라갈 것으로 보고, 선제적인 위험관리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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