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협상 타결…자동차업계 한숨 돌려

2025-07-31 13:00:23 게재

그동안 누렸던 2.5% 관세 이득은 상실 … 같은 출발선에서 경쟁

올 1~5월 미국의 자동차수입, 한국차 60만대, 일본차 60만1천대

한국과 미국이 무역협상을 타결하면서 우리나라 자동차업계는 한숨을 돌렸다.

우리나라와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일본과 공정한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에 대해 똑같이 관세 15%를 부과하기로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사실상 무관세였고, 일본은 2.5%의 최혜국(MFN) 관세를 부과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의 이득은 상실했다. 같은 출발선에 서서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게 된 셈이다.

31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 ITC)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은 한국자동차를 153만6000대 수입했다. 수입액은 366억6000만달러다.

미국은 같은 기간 일본자동차 143만7000대, 407억4000만달러를 수입했다.

한국은 일본과 비교해 자동차 수출대수는 많지만 수출금액은 적다. 일본이 고부가가치 차량을 더 수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1~5월)는 한일 양국모두 전년보다 줄었다. 미국은 한국자동차 60만대(136억7000만달러), 일본자동차 60만1000대(167억9000만달러)를 각각 수입했다.

한국과 일본의 대미국 수출구조를 보면 양국의 경합은 자동차품목에 집중돼 있음이 분명히 드러난다.

한국무역협회는 “2024년 기준 대미 총수출에서 자동차 수출 비중은 일본 35.3%, 한국 33.2%에 이른다”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의 양국 수출경합 기여율은 절반(48.8%)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 모두 대미 수출 중 자동차 및 부품이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워즈오토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자동차시장에서는 총 1595만7000대가 판매됐다. 이중 한국계 브랜드(현대차 기아)는 170만8000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10.7%를 기록했다.

반면 일본계 브랜드(도요타 혼다 닛산 마쯔다 미쓰비시 스바루 이스즈)는 588만3000만대를 팔아 점유율이 36.9%에 달했다.

올 상반기에는 한국계 브랜드 89만3000대(11.0%), 일본계 브랜드305만1만대(37.5%)를 각각 판매했다. 양국의 점유율 차이는 지난해 26.2%에서 올 상반기 26.5%로 0.3%p 벌어졌다.

이처럼 양국의 수출경합도와 판매현황을 고려했을 때 한국이 일본보다 높은 관세를 부과받았을 경우 가격경쟁력을 잃어 큰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대미 관세 문제 해결을 위해 온 힘을 다해주신 정부 각 부처와 국회의 헌신적 노력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현대차·기아는 관세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 방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품질 및 브랜드 경쟁력 강화, 기술 혁신 등을 통해 내실을 더욱 다져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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