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5회 연속 금리 동결
9월 인하 전망도 낮아져
정부, 금융·외환시장 주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금리인하 요구와 32년 만의 소수의견 등장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경제 전망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고 인플레이션 역시 마찬가지라고 평가하며 9월 인하조차 의심하게 했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미 국채금리는 반등하고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냈다. 정부는 금융·외환시장을 24시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30일(현지시간)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현행 4.25~4.50%로 유지했다.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 정책금리를 총 1%p 인하한 미 연준은 올해 들어서는 5회 연속 동결했다.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최근 지표들은 상반기에 경제 활동의 성장세가 둔화했음을 시사한다”며 “(미국의) 실업률은 여전히 낮고 노동시장은 견조하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다소 높고 경제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1기에 지명한 크리스토퍼 월러(연준 이사)와 미셸 보먼(연준 부의장) 연준 이사는 0.25%p 금리인하를 주장했다. 2명의 연준 이사가 소수 의견을 개진한 것은 1993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여전히 연준 대다수 위원들은 관세에 따른 물가 우려로 기준금리 인하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점이 확인됐다. 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저와 대부분 위원은 제한적인 통화정책이 부적절하게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지 않으며 완만하게 제한적인 정책이 적절하다고 본다”며 “우리는 9월 회의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으며 9월 (FOMC) 회의를 앞두고 위원들은 통화정책 결정을 위해 여러 지표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패드워치는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45%로 낮췄다. 연내 금리인하도 10월 0.25%p 1회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2개월 동안의 경제지표가 금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금리인하는 관세의 인플레이션 영향이 제한적이거나 노동시장 약화 신호가 발생할 때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정부는 최근 주식·채권시장 흐름이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금융·외환시장 24시간 합동 모니터링 체계를 지속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오전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관계기관 합동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하고 이날 새벽 FOMC의 금리동결 결정에 따른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코스피가 2021년 이후 4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주요국의 경기 흐름과 미국의 통화·무역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해 경각심을 가지고 시장 변동성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 차관은 “금융·외환시장 24시간 합동 모니터링 체계를 지속 가동하면서 필요시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 하에 적기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숙·성홍식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