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시·군, 국제행사 입장권 강매에 반발
공무원노조, 즉각중단 촉구
전남도, 뒤늦게 시정 나서
수묵비엔날레 등 국제행사를 준비 중인 전남도가 그동안 22개 시·군에 입장권 수천여장을 강매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남지역본부가 강매 중단과 함께 재발 방지대책을 요구했다.
5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남지역본부는 국제행사를 준비 중인 사무국 등이 지난 2023년부터 최근까지 고흥군 등 전남 22개 시·군에 입장권 수천여장을 강매하자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그동안 공식 대응을 자제했던 전남지역본부가 반발한 이유는 올해 국제행사가 집중되면서 22개 시·군 공무원들의 부담이 부쩍 커져서다.
전남도는 오는 10월 국제수묵비엔날레와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 국제농업박람회 개최를 준비 중이며, 입장권 가격은 1만원 안팎이다. 이 중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만 정부의 승인을 받았고, 나머지는 전남도 예산과 입장권 판매에 의존하는 전남도 자체 행사다.
특히 물가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행사 예산이 빠듯해지면서 입장권 강매 요구가 크게 늘었다는 게 전남지역본부 설명이다.
전남지역본부에 따르면 A국제행사 사무국은 최근 22개 시·군을 직접 방문해 입장권 1700~2000매를 강제로 주고 수령증을 받았다. 이에 사무국 관계자는 “입장권을 주고 수령증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강매는 아니고 잔량은 회수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전남도 소속인 22개 시·군 부단체장을 통해 입장권 예매 진행 상황을 점검하거나 시·군 포상금을 활용해 구입하라고 강매를 유도한 사례가 관행처럼 진행됐다.
이런 압박에 따라 B군은 지난 2023년 국제행사 입장권을 부서운영 업무추진비로 단체 구입했다. C시는 같은 해 열린 또 다른 국제행사 입장권을 포상금으로 사들였다. 이처럼 입장권 강매 사례가 계속되자 전남지역본부는 최근 입장문을 내고 조직적인 강매 중단과 함께 책임 있는 입장을 촉구했다.
이에 전남도는 지난 1일 22개 시·군과 국제행사 사무국 등에 ‘입장권 강제 구매 요청을 지양하고 자율적 참여’를 강조하는 협조 공문을 발송했다.
전남도 총무과 관계자는 “노조에서 항의가 들어와서 공문을 보냈다”면서 “부서에서 자율적 구매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