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 풀리니 30억이하 매장 매출 8.7% 쑥…국민 93% 받았다

2025-08-07 13:00:02 게재

30억 이하 자영업자 매장 매출, 대형점의 2배

소비쿠폰 효과에 정부24·간편결제 앱도 ‘불티’

영화관람쿠폰도 효과 … 8월 첫주 ‘최다관객’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에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띄고 있다. 특히 경기침체에 냉가슴만 앓았던 영세자영업자들이 가뭄에 단비를 만났다. 소비쿠폰이 풀린 첫 주 연 매출액 30억원 이하의 민생 밀접 업종 사업장에서 매출액 증가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에는 역대 최장 이어진 내수 부진이 끝나고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등으로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에 소비쿠폰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정부에 따르면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지난 5일 기준 국민의 93.6%인 4736만명에게 지급됐다.

◆1주 만에 카드사용 12.9% 늘어 =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국민·롯데·하나·우리·BC)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일(7월21일) 다음날인 22일부터 1주일간 이들 카드사의 합산 체크카드·신용카드 결제액은 14조8413억원으로 전주보다 12.9% 증가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주 사용처 업종을 대상으로 보면 특히 30억원 이하 사업장과 초과 사업장의 매출 증가율이 2배까지 차이 났다.

이 기간 식당·편의점·커피전문점·병원·학원·주유소·안경점 등 7개 업종에서 연 매출 30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의 매출은 2조1485억원에서 2조3346억원으로 8.7% 증가했다.

반면 같은 업종에서 연 매출 30억원 초과 가맹점의 매출은 1조2949억원에서 1조3568억원으로 4.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영세자영업자 매출이 대형점의 2배에 달한 셈이다.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전체 업종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늘어난 가운데 소비쿠폰 사용 대상인 영세·중소가맹점에 정책 효과가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쿠폰 정책효과 ‘톡톡’ = 업종별로 보면 연 매출 30억원 이하 식당 매출은 1조309억원에서 1조1042억원으로 7.1% 늘어났다. 반면 연 매출 30억원 초과 식당 매출은 2173억원에서 2297억원으로 5.7% 증가에 그쳤다.

편의점에서도 연 매출 30억원 이하 점포의 매출 증가율이 7.7%로, 대형 편의점의 증가율(5.6%)보다 높았다.

커피전문점에서는 각각의 매출 증가율이 10.4%, 8.4%였다. 주유소는 각각 11.5%, 6.7%, 안경점은 40.7%, 23.1% 증가했다. 결국 대부분 업종에서 연 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의 매출 증가율이 대형점을 크게 웃돌았다.

이 기간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없는 대형마트에서는 매출이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쿠폰을 쓸 수 있는 곳으로 결제 수요가 몰리면서 대형마트의 연 매출 30억원 이하 점포 매출은 전주보다 10.6%나 줄었고, 연 매출 30억원을 초과하는 점포 매출도 2.6% 감소했다. 허영 의원은 “민생 추경 집행 전후로 소비 심리 개선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소비쿠폰의 성과가 경기 회복과 성장의 선순환에 기여하도록 추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청앱 사용량도 급증 = 지난달 정부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신청을 받은 가운데 ‘정부24’ 앱과 각종 간편결제 앱 사용량도 급증했다.

국내 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운영하는 모바일인덱스는 7일 ‘7월 인기 앱·게임 순위 리포트’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가장 사용자 수가 많이 늘어난 앱은 안랩[053800]의 ‘V3 모바일 플러스’로 기존 대비 223만명, 29% 증가했다. 이어 ‘정부24’ 앱이 198만 명(52%↑)으로 2위를 기록했고 NH페이(190만명·53%↑), KB페이(141만명·16%↑), 경기지역화폐(140만명·53%↑)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가 지난달 말부터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지급 신청을 받으면서 정부24를 비롯해 각종 간편결제 앱 사용이 늘었고, 일부 앱에서 설치를 요구하는 백신 앱의 사용률도 대폭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 신규 설치 건수를 살펴보면 금융 분야에서는 NH페이(84만)가 1위를 차지했고 이어 KB페이(46만), IBK카드(45만), 신한 SOL페이(44만), 네이버페이(39만) 등으로 나타났다. 쇼핑 앱은 테무(77만), 당근(52만), 쿠팡(46만), 알리익스프레스(40만), 우리동네GS(31만) 순으로 집계됐다.

◆영화관도 모처럼 활기 = 소비쿠폰과 정부의 영화관람쿠폰 정책 영향으로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극장도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휴가철 수요까지 맞물리면서 8월 첫 주말 기준 올해 최다 관객 수를 기록했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3일까지 주말 동안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총 220만3092명으로, 올해 주말 기준 최다 기록이다. ‘문화가 있는 날’이었던 지난달 30일에는 일일 관객 수가 86만2196명에 달하며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번 흥행 상승세는 정부의 소비진작 정책 효과로 분석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는 2025년 추가경정예산 271억원을 투입해 영화관 입장권 6000원 할인권 450만장을 배포했다.

업계 관계자는 “할인권 배포 첫 주말에만 약 30%가 소진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쿠폰 효과에 무더위, 신작 개봉, 휴가철 수요가 더해지며 다양한 연령대 관객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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