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주택담보대출 증가…2022년 4분기 이후 최고

2025-08-11 13:00:08 게재

2분기 1310억달러 늘어, 잔액 12조9400억달러

전체 가계부채 18조3900만달러, 연체율 4.4%

블룸버그 “미국 가계, 점차 재정적 어려움 직면”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가운데 미국에서도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 뉴욕사무소는 이달 5일 뉴욕 연준은행이 발간한 ‘2025년 2분기 미국 가계부채 및 신용 현황’을 업무정보로 정리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 미국 가계부채는 1850억달러 증가해 18조3900억달러(한화 약 2경5600조원)를 기록했다. 팬데믹 직전인 2019년말 대비 4조2400억달러(약 30%) 늘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2분기에 1310억달러 증가하면서 2022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를 보였다. 홈에쿼티 한도대출은 9억달러 증가로 13분기 연속 증가 추세를 이어갔다. 6월말 잔액은 4110억달러로 2022년 1분기 최저점 대비 940억달러 증가했다.

홈에쿼티 한도대출(HELOC)은 현재 소유하고 있는 주택의 ’시장가치와 미상환 모기지 대출금 차이‘인 홈에쿼티를 담보로 이루어지는 한도 대출이다. 비주택관련 부채는 450억달러 증가했다. 신용카드 이용액은 270억달러(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한 1조2100억달러, 자동차 대출은 130억달러 증가한 1조6600억달러를 기록했다. 학자금 대출은 70억달러 증가한 1조6400억달러로 나타났다.

신규 주담대(재융자 포함) 규모는 2분기 중 4580억달러로 소폭 증가했지만 신규 자동차대출은 1880억달러로 전분기 취급액(1660억달러) 대비 220억달러(13.3%) 증가했다.

6월말 기준 가계대출 전체 연체율은 4.4%로 전분기말 대비 0.1%p 상승했다. 학자금 대출은 초기연체 전환율이 1분기 1%에서 2분기 약 13%로 급등했다. 초기연체 전환율(신규연체율)은 전분기 정상 상태였던 계좌 중 이번 분기 최초로 30일 이상 연체 상태로 전환된 계좌의 비율을 의미한다.

코로나 사태로 연방정부가 학자금 대출 상환유예 조치를 시행하면서, 모든 연방 학자금 대출에 대한 신용평가기관으로의 연체 보고는 금지됐다. 하지만 중단됐던 연체 보고가 재개되면서 이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금감원은 “90일 이상 연체 전환율은 자동차 대출 및 신용카드의 경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모기지 및 홈에쿼티는 소폭 상승, 학자금 대출은 급등했다”고 밝혔다.

2020년 2분기부터 2024년 4분기까지 신용평가회사에 보고되지 않았던 연방 학자금 대출의 연체기록들이 개인 신용보고서에 반영되기 시작했으며, 올해 2분기에는 전체 학자금 대출의 10.2%가 90일 이상 연체상태인 것으로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가계부채 중 90일 이상 연체 비중이 2020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으며, 이는 고금리와 고용둔화 속에서 미국 가계가 점차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일각에서는 중산층 및 고소득 가계도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최상위 계층에 대한 소비 의존도가 높아지는 경우 미국 경제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한다”고 보도했다.

뉴욕 연준은행은 “현재 주택가격이 소폭 하락한 정도이나, 향후 주택가격 하락 지속시 차입자 중 깡통주택 비중이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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