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중고차시장 어땠나
‘캐즘극복’ 전기차만 시세 강세
감가율 높은 구형 하이브리드 약세 … 소형·스포츠실용차 보합세 ‘가격방어’
상반기 중고차시장에서 캐즘(일시적 침체)을 극복한 전기차 시세 상승세는 두드러진 반면 하이브리드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차와 스포츠실용차(SUV)는 시세 급변동없이 보합세를 유지했다.
직영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K Car)는 “1월 대비 7월 중고차 전체 평균 시세는 1939만원에서 1853만원으로 4.4% 하락했지만 이 기간 유일하게 전기차 시세만 0.8% 올랐다”고 11일 밝혔다. 반면 가솔린(-4.9%) 디젤(-4.1%) LPG(-4.6%) 등 유종은 평균값 안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하이브리드 시세는 5.7% 하락해 전체 유종 가운데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일반적인 중고차 감가율은 월 평균 1% 내외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하이브리드 중고차는 내란 등 경제불확실성 직격탄을 맞은 모양새다.
케이차 측은 “지난해 하반기 화재 여파와 캐즘으로 하락했던 전기차 시세는 완성차 중심의 신뢰 회복과 소형 전기 SUV 수요 증가 등으로 상반기 회복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기간 쉐보레 볼트 EUV(+8.2%)의 경우 전체 중고차 모델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을 정도다. 또 KGM 코란도 이모션(+7.9%)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7.1%) 등 소형 SUV 모델 위주로 연초 대비 높은 시세 회복을 보였다. 전기차는 상반기 시세 변동폭이 높았지만 하반기안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케이카 측은 예상했다.
디젤은 이 기간 전체 평균 시세보다 낮은 하락폭을 보였다.
디젤 신차 모델 단종으로 중고차시장으로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케이카 측은 분석했다. 예컨대 이 기간 현대 더 뉴 팰리세이드(+5.1%) 현대 더 뉴 아반떼 AD(+4.3%) 현대 i30(+2%) 등 디젤 차량은 연초 대비 시세가 되레 상승했을 정도다. KGM코란도 스포츠, 현대 싼타페 DM, 기아 모하비 등은 반년 동안 하락 없이 연초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가솔린 차량 중 상반기 시세 하락 폭이 커 지금 구매하기 좋은 차량도 많다는 게 케이카 측 설명이다.
분석 모델 중 가장 하락폭이 큰 차량은 르노 더 뉴 SM6로 이 기간 14.3%나 시세가 급락했다.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10.8%) 기아 더 뉴K9 2세대(-8.6%) 제네시스 GV80 쿠페(-6.4%) 등은 5000만원 이상 고가 차량 중에서도 평균 이상의 감가율을 보였다. 역설적으로 가성비 좋은 모델들 재평가 받고 있다.
하이브리드는 구형 모델 중심으로 높은 감가폭을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현대 투싼 4세대 하이브리드 시세는 이 기간 9.8% 급락했고 현대 더 뉴 싼타페 하이브리드(-9.7%)와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9.2%)도 9% 이상 하락했다.
케이카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중고차시장은 전기차 시세가 회복되는 한편 하이브리드 구형 모델은 큰 폭으로 가격이 떨어진 시기”라며 “차량 용도나 예산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만큼 시장 흐름만 잘 살펴본다면 현명한 중고차 구매가 가능한다”고 말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