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 1명당 일자리 0.4개, 26년만에 최소
노동부 7월 고용행정 통계
제조 2개월, 건설 24개월째 ‘감소’
구직자 1명당 일자리수가 7월 기준 0.4개로 1999년 이후 26년 만에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경기 부진이 주요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고용노동부가 11일 발표한 ‘7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고용서비스 통합플랫폼 ‘고용24’를 이용한 7월 신규 구인인원은 16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만4000명(-16.9%) 감소했고, 신규 구직인원은 41만1000명으로 2만1000명(5.5%) 늘었다.
구직자 1명당 일자리수를 보여주는 구인배수는 0.40으로 전년 동월(0.51)보다 하락했다. 1999년 7월(0.39)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7월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59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8만명(1.2%) 증가했다. 코로나 시기를 빼면 2003년 7월(10만6000명) 이후 22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업종별로 보면 서비스업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가 20만3000명 늘면서 견고한 증가세를 보였으나 건설업과 제조업의 감소세가 지속됐다. 제조업은 생산 및 수출 부진 등 영향이고 건설업은 업황 불황의 이유가 컸다.
건설업 가입자는 75만명으로 1만9000명 줄어 24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제조업 가입자도 384만6000명으로 5000명(-0.1%) 줄어 두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감소폭도 6월(-1000명)보다 컸다.
2021년부터 외국인노동자 고용보험 당연가입이 적용되면서 꾸준히 가입자 수가 증가했지만 외국인을 제외한 내국인은 2023년 10월부터 감소 중이다.
7월에도 고용허가제 외국인(E-9, H-2)은 1만9000명 증가했는데 내국인은 2만4000명 줄어들면서 전체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가 마이너스로 집계됐다. 고용허가제 외국인의 89.8%가 제조업에 집중된 만큼 제조업에서의 내국인 인력 이탈을 외국인이 채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천경기 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구인배수가 감소한 건 제조업 경기가 많이 부진한 게 원인”이라면서 “제조업 분야에서 일자리 숫자가 줄고 있고 제조업의 구인도 크게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일자리 증가를 주도하고 있는 서비스업 분야에서 민생회복지원 등이 소매판매에 영향을 미쳐서 서비스업 일자리 증가로 나타난다면 제조업 불확실성에도 (고용상황이) 소폭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7월 구직급여(실업급여) 신규신청자는 11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00명(0.6%) 줄었다.
구직급여 지급자는 67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1000명(3.2%) 늘었다. 건설업(9만3000명)과 제조업(7만4000명), 도소매업(2만8000명) 등에서 증가했다. 구직급여 지급액도 1조1121억원으로 354억원(3.3%) 증가했다.
천 과장은 “구직급여를 보통 120~270일간 받는데 올해 2월 240일에서 270일까지 받는 장기수급자가 크게 늘어났다”며 “여기에 제조업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가 늘어나는 부분도 있어서 당분간 지급액이 1조원 아래로 쉽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