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공모’ 의혹 이상민 재소환
구속 만료 앞두고 기소 수순
백혜련 의원 참고인조사 예정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18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다시 소환했다.
지난 1일 내란 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위증 등 혐의로 구속된 후 두 번째 소환조사다. 특검팀은 이날 이 전 장관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조만간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 따르면 내란 특검팀은 이날 오전 이 전 장관을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특검사무실로 불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은 계엄 주무 장관임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막지 못했을 뿐 아니라 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의 지시로 언론사 단전·단수 등을 실행하려 하는 등 내란에 적극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또 지난 2월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으로 나와 “전기나 물을 끊으려 한 적이 없고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이런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다”고 허위 증언한 혐의도 받는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이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가 담긴 것으로 보이는 문건을 들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담긴 대통령실 폐쇄회로(CC) TV를 확보했다. 이 전 장관의 지시가 소방청 지휘계통을 거쳐 일선 소방서에 전달된 구체적인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장관은 그동안 자신의 혐의를 부인해왔다. 그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서 “(CCTV에 나온) 종이는 울산에서 열린 김장행사 관련된 종이일 것”이라며 한 전 총리에게 “이런 행사를 하다가 되게 황당하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 4일 구속 후 첫 조사에서도 관련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검팀은 보강수사를 통해 이 전 장관의 혐의를 다져왔다. 17일에는 비상계엄 당시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이었던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전 장관의 구속기한은 오는 21일 만료된다. 이 전 장관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만큼 추가 조사 없이 기소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내란 특검팀은 이날 오후 국회 계엄 해제 방해 의혹과 관련해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다. 비상계엄 당시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 조사 받는 것은 백 의원이 처음이다.
백 의원은 비상계엄 당시 국회 담을 넘어 본회의장으로 들어가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에 참여한 의원 중 한명이다. 특검팀은 백 의원을 상대로 당시 국회 상황과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 과정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직후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 등에게 전화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계엄 해제 표결에 불참하도록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앞서 추 전 원내대표는 계엄 당시 국민의힘 의원총회 장소를 국회→여의도 당사→국회→당사로 세 차례나 변경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특히 추 전 원내대표가 계엄 직후 홍철호 전 정무수석, 한 전 총리, 윤 전 대통령과 잇따라 통화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의심은 더욱 커진 상태다.
특검팀은 앞서 지난달 30일 김상욱 민주당 의원을 조사했다. 김 의원은 계엄 당시 국민의힘 소속으로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했다. 특검팀은 또 국민의힘 소속으로 표결에 참여한 조경태, 김예지 의원과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주도한 우원식 국회의장도 조사한 바 있다.
특검팀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필요한 조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