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인상후 미국 중소기업 파산 위기

2025-08-21 13:00:18 게재

뉴욕타임즈 “생존모드 돌입” … 원료·부품가격 인상 감당하기 어려워

미국 정부의 무역상대국에 대한 관세인상이 오히려 미국내 중소기업들을 파산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관세인상으로 미국기업들 생존모드(Survival Mode) 돌입’ 제하의 기사에서 이러한 분위기를 구체적으로 전했다.

미 예일대 예산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실효관세율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1월 당시 2.5%에서 8월초 18.6%로 급등하며 90여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타임즈는 “의료용 침대와 차고 문(garage doors)을 디자인하는 ‘MFG Direct USA’는 1990년 설립 이후 35년간 운영해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폭탄으로 이제 60일도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직원을 해고하고, 비용을 대폭 삭감하는 등 생존모드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MFG Direct USA는 자사가 디자인한 제품을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제조해 미국으로 들여오고 있다. 하지만 요즘 중국에서 제조한 차고 문을 미국으로 가져오려면 기존 관세와 신규 관세를 포함해 83%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미시간주 질랜드에 본사를 둔 수공예 시계 및 가정용 가구 제조업체 ‘하워드 밀러’는 99년간 운영해온 사업을 내년에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는 “관세는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필수부품의 가격을 인상하고, 특수 공급업체를 영업중단으로 몰아넣었다”며 “우리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고, 사업을 지속할 수 없게 됐다”고 허탈해 했다.

44년간 뉴욕에서 장난감 가게를 운영해온 ‘웨스트 사이드 키즈’는 문을 닫았다. 관세인상이후 베스트셀러 스쿠터부터 저렴한 장신구까지 모든 제품의 가격이 올랐으며, 소비자들은 (관세가 경제에 미칠 상황을 우려해) 소비지출을 줄임에 따라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종이장난감을 만드는 ‘베이비 페이퍼’ 사장은 “중국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대한 관세가 엄청난 수준”이라며 “비용이 25% 상승했고, 이러한 불확실성으로 미래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천연화장품 생산업체 ‘마담 레미’도 공장폐쇄 위기에 직면했다. 품목에 따라 60~200%의 추가비용이 발생했는데,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료·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하다보니 관세 인상 영향에 그대로 노출된 탓이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상자 및 기타 포장 수입품에 대한 관세도 급격히 상승해 이 회사는 대출 상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이 회사의 관계자가 백악관에 관세인상 정책을 제고해달라는 편지를 보냈다”며 “‘관세 인상이 부당하게 소기업을 겨냥하고 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많은 기업들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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