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이발부터 심리상담까지
서초구 일상복귀 지원
20여명에 맞춤 서비스
“깨끗이 씻고 머리까지 손질하니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진 느낌입니다. 선생님들이 매일 찾아와 간식을 챙겨주고 건강 상태를 살펴봐 주셔서 늘 따뜻한 돌봄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서울 지하철 3·7·9호선이 교차하는 고속터미널역 광장 일대를 생활 근거지로 삼고 있는 60대 남성이 지난 16일에는 명절처럼 몸을 단장했다. 서초구가 진행한 ‘노숙인 일상 복귀 지원’ 사업에 참여한 결과다.
18일 서초구에 따르면 노숙인 일상 복귀 지원은 올해로 5회째다. 지역 내 노숙인 20여명을 대상으로 이·미용부터 즉석 증명사진 촬영과 개인별 심리상담 등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대한미용사회중앙회 서초구지회에 소속된 전문 미용사들이 구와 손발을 맞췄다. 이·미용 서비스를 제공해 노숙인들이 단 하루라도 단정한 용모를 갖추도록 지원했다. 거리상담반은 심리상담과 시설 연계를 위한 개인별 심층 상담을 진행했다.
자원봉사센터에서 활동하는 전문 사진작가는 현장에서 즉석 증명사진을 촬영했다. 구는 “노숙인들이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면서 자존감과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취업 등 사회복귀 과정에서 해당 사진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따뜻한 도시락과 세면도구 양말 등 구호물품도 전달했다. 현장에서 안전하게 행사를 진행하도록 반포지구대가 협업했다.
5년째 이어지는 사업은 실제 노숙인들 자립과 사회 복귀라는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진다. 지난 4월 고속터미널 일대에서 노숙 생활을 하던 50대 남성이 삶의 의지를 되찾고 고물상에 취업했다.
다음달에는 ‘찾아가는 희망의 인문학 강의’를 개최한다. 자존감과 자립 의지를 회복하고 새로운 삶을 설계할 도록 돕는 정서적 지원책이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단순한 물질적 지원을 넘어 노숙인들이 존엄을 회복하고 자립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복지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