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준금리 0.25%p↓… 위험관리 차원
추가 인하 시사에도 내년 이후 경로 불확실
관세 인플레이션 영향, 올해·내년 누적 전망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지난해 12월 기준금리 인하 후 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p 인하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집권 이후 첫 금리인하다. 연내 추가 2회 금리인하도 시사했다. 하지만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장을 마감했다. 이번 금리인하가 위험관리 차원이며 내년 이후 추가 인하 경로 또한 시장 불확실성을 키웠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과 국내 증권가 시장전문가들은 이번 회의내용을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평가했다.
17일(현지시간)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에서 4.00~4.25%로 인하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요구했던 ‘빅 컷’(0.50%p 이상 큰 폭의 인하)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금리결정에는 전일 취임한 스티븐 미란 신임 연준 이사(국가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겸임)만 0.50%p 인하에 투표하고 나머지 위원들은 모두 0.25%p 인하로 투표했다.
연준이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SEP)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은 0.2%p 상향한 1.6%, 1.8%로 전망했다. 실업률은 올해 4.5% 유지, 내년 4.4%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3.0%, 가격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3.1%, 실업률은 4.5%로 각각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연준은 FOMC 발표문에서“최근 지표들은 경제활동의 성장이 올해 상반기에 완화됐음을 시사한다”면서도 “일자리 증가는 둔화했고, 실업률은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인플레이션은 상승해 다소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점도표에 따르면 연말 금리의 예상치 중간값은 3.6%로 6월(3.9%)에 비해 0.30%p 하향했다. 특히 올해 총 3회(각 0.25%p)의 인하 전망을 제시해 이전(2회, 각 0.25%p)에 비해 좀 더 비둘기파적으로 변화됐다. 다만 내년 말 기준 예상치 중간값은 3.4%로 내년에 1회의 추가 인하만을 예상했고, 이는 시장 기대를 다소 밑돌았다. 2027년의 경우에도 3.1%로 1회의 추가 인하를 전망했다.
관세정책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둘러싸고 연준 내부에서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관한 견해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금리 향방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고용시장의 하강 위험이 증가한 점을 반영해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했다고 밝히면서 인하 결정을 ‘위험관리 인하(risk management)’라고 규정했다. 고용시장 상황과 관련해서 파월은 “이민자 변화만큼 노동 공급이 감소하고 있다”며 “노동 공급 증가가 거의 없는 가운데 고용 수요도 급격히 줄고 있어 앞서 내가 ‘이상한 균형(curious balance)’이라고 불렀던 현상을 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는 “트럼프행정부의 관세정책 효과가 올해 남은 기간과 내년 중 지속해서 누적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금리 경로는 정해지지 않았으며, 매회의마다 새로운 데이터 등을 참고해 정책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 독립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8일 오전 국내 증시는 뉴욕증시와 달리 우려보다는 기대 속에 상승세로 장을 시작했다. 국내 증권가에선 미국의 금리인하 사이클 재개로 코스피가 대세상승 흐름을 굳힐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