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들, 지역 밀착 조직적 사회공헌 첫 발 뗐다

2025-09-19 13:00:26 게재

전국에서 858명 참여, 지역투명성위원회 출범

영세기업·비영리단체 회계 지원, 지자체 협력 강화

공인회계사들이 지역 사회 전역에서 사회공헌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공식적인 조직을 처음으로 결성했다. 회계투명성을 위한 회계사들의 사회적 역할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지만 그동안 회계사들은 지역 사회에 대한 관심과 역할이 크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17일 서울 코리아나 호텔에서 지역투명성위원회 출범식을 가졌다.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회계사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구성된 위원회다. 전국에서 858명의 회계사들이 동참했고, 참여 회계사들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7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지역투명성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이날 참석한 한국공인회계사회 최운열 회장(앞줄 왼쪽에서 여섯번째)과 지역투명성위원회 지역위원장 및 위원. 사진 한국공인회계사회 제공

지역별로 10개 위원회가 구성됐다. 서울지역투명성위원회는 엄은숙 회계사를 위원장으로 342명이 참여했다. 경기(172명), 대전·세종·충청(92명), 대구·경북(62명) 순으로 회계사들의 참여가 활발히 이뤄졌다.

위원회는 지역사회 소상공인과 비영리 단체에 대한 회계·세무 무료 상담, 청소년 회계 교육 등 사회공헌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또 지방의회·지자체와의 업무협약 및 지자체 결산검사 참여, 공무원 대상 회계 교육 등을 통한 지방자치 협력 강화도 목표로 하고 있다. 청소년 회계교육과 지역사회 재능기부를 비롯해 우리 사회 전반의 투명성 문화 확산 등을 위한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최운열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지역투명성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지방자치에서 공인회계사의 역할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회계사들은) 예산·보조금·위탁사업비가 투명하고 정당하게 집행됐는지 책임있게 회계검증함으로써 지방재정 집행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며 “재정분석을 통해 세입·세출결과를 꼼꼼히 살피고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의 건전성도 진단함으로써, 세금의 효율적인 집행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상공인과 비영리단체 등을 대상으로 회계·세무 무료상담과 청소년 회계교육 등 지역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지역사회와 함께 하고 기여하는 든든한 동반자의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지역투명성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엄은숙 회계사는 “지역사회의 여러 자문기구에 회계사들의 참여가 거의 없다”며 “회계사들은 주로 객관적인 수치 등을 근거로 설명을 하기 때문에 사안을 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위원회 등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계사들이 지역사회에 큰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방자치단체들의 조례 개정 사건이 계기가 됐다. 서울시의회 등이 민간위탁 사업비에 대한 검증을 회계감사가 아닌 ‘간이한 검사’로 변경하려고 했고, 전국 지자체 민간위탁사업에 대한 회계 감시망이 무력화될 수 있는 우려스러운 상황을 맞았다. 이후 회계투명성 약화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서울시의회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민간위탁 사업비에 대해 다시 회계감사로 전환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와 회계사들은 ‘전문성을 보유한 제3자 인증’을 통한 회계투명성의 중요성을 사회적으로 확산시킬 필요성이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지역사회에 대한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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