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거래 1천만명 넘었지만 고액 투자자 이탈
1억 이상 3만7900명↓
50만원 미만 87만명 증가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코인) 시장 이용자가 1000만명을 넘어섰지만 1억원 이상 고액 투자자들은 대거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은 2025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가능 이용자는 1077만명으로 지난해 하반기 970만명 대비 107만명(11%) 증가했다.
하지만 1억원 이상 고액 투자자는 18만2300명으로 지난해 하반기 22만200명에서 3만7900명 감소했다. 이중 10억원 이상 투자자는 1만200명에서 8300명으로 줄었다. 투자액을 줄였을 수 있지만 1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 투자자도 99만명에서 91만명으로 8만명 감소했다.
반면 50만원 미만 투자자는 645만명으로 지난해 하반기 558만명 보다 87만명 늘었다. 보유 코인이 없는 이용자도 79만명에서 111만명으로 증가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코인 투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지만 주요 코인들의 가격 상승이 정체를 보이면서 투자를 늘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연령대별 가상자산 이용자는 30대가 300만명(27.9%)으로 가장 많고 40대가 292만명(27.1%)으로 나타났다. 20대 이하는 204만명으로 50대(202만명), 60대 이상(79만명) 보다 많았다.
가상자산 일평균 거래규모는 6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7조3000억원 대비 12% 감소했다. 가상자산의 시가총액은 6월말 95조1000억원으로 지난해말(110조5000억원) 대비 14% 줄었다. 가상자산 거래규모는 1160조원으로 지난해 하반기(1345조원) 대비 14% 줄었다. 투자자들의 거래가 줄면서 코인거래소의 영업손익은 지난해말 7446억원에서 올해 6월말 6185억원으로 1261억원(17%) 감소했다. 원화예치금은 더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말 10조7000억원에서 올해 6월말 6조2000억원으로 42%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신규 상장된 코인은 232건(중복 포함)으로 지난해 하반기(127건) 대비 83% 증가했다. 상장폐지(거래중단)된 코인은 58건(중복 포함)으로 지난해 하반기(31건) 대비 87% 증가했다. 거래중단 사유는 프로젝트 위험(80%), 기타(16%), 기술 위험(2%), 투자자 보호 위험(2%) 등의 순이다.
중복 상장을 제거하면 거래 중단된 가상자산은 47종이며 이 중 66%는 국내 사업자 1곳에서만 거래되는 단독상장 코인(31종)으로 나타났다.
국내 코인거래소의 가격 변동폭은 72%로 지난해 하반기 68% 대비 4%p 증가했다. 단독상장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폭은 77%로 더 높게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27%, 코스닥 지수 20.7%와 비교해 3배 가량 높았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