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추가관세-희토류 통제 ‘일시 유예’
정상회담 앞두고 절충안 마련 … 틱톡·펜타닐도 합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이 극한대치를 이어온 무역 갈등의 핵심 사안들에 대해 절충안을 마련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미 NBC·ABC·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가 1년간 유예될 것으로 보이며 미국도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0% 추가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입장이 협상에서 강한 지렛대가 됐다”며 이번 합의가 성과임을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베센트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동행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중국 측 대표단과 이틀간 고위급 무역회담을 마친 직후 나온 것이다.
양측은 미국산 농산물 구매 확대, 합성 마약 펜타닐 통제 협력,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의 미국 내 매각 문제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일정 수준의 합의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베센트 장관은 “중국이 미국을 황폐화시키고 있는 펜타닐 문제 해결을 돕기로 했고 미국 농부들을 위한 대규모 농산물 구매에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틱톡에 대해서도 “모든 세부 사항이 조율됐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오는 30일 부산에서 최종 합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역시 “양국은 수출 통제, 관세유예, 펜타닐 단속 협력, 농산물 무역 등 주요 경제·무역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심도 있는 협상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의 중국 해사·조선업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치와 관련한 상호 관세 중단 기간 연장에 대해 기본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번 고위급 접촉은 지난 4월 이후 스위스 영국 스웨덴 스페인 등지에서 이어진 미중 고위급 무역회담의 연장선이자 30일 부산에서 개최될 정상회담의 ‘전초전’이었다.
양국이 갈등을 ‘확전’ 대신 ‘현상 유지’로 봉합하려는 배경에는 상호 초고율 관세 부과와 희토류 통제가 가져올 경제적 파국에 대한 공감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희토류 통제가 본격화될 경우 이를 대체할 공급망 구축이 쉽지 않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되며, 중국 역시 무역갈등 격화가 대미 수출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 관세 유발을 원치 않는 분위기다.
30일 부산 정상회담은 이 같은 고위급 협상 결과를 바탕으로 정상 차원의 최종 조율 무대가 될 전망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