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기업 지속 증가…캠코, 구조조정 기업 평가모형 다시 짠다

2025-11-06 13:00:01 게재

턴어라운드 가능성과 지속가능성 등급화

구조조정 수요 증가로 평가 고도화 필요

기업은행 연체율,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아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캠코가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평가를 보다 엄정하게 진행할 전망이다. 평가모형 개편을 통해 기업이 다시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는지를 선별하는 시스템이 마련될 예정이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는 구조개선기업 경영정상화와 지속성장 가능성 측정을 위한 시스템 개선에 착수했다. 지난 3일 ‘캠코형 정책금융 평가모형’ 개발 컨설팅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구조개선기업은 한국자산관리공사법에 ‘합병·전환·정리 등 구조조정 또는 재무구조개선을 도모하는 법인과 그 계열기업’이라고 명시돼 있다.

캠코는 일시적 경영위기를 겪는 구조개선기업의 사전적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 보유 자산을 직·간접적으로 인수해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캠코는 ‘캠코형 정책금융 평가모형’ 추진과 관련해 “기업 구조조정 수요 증가, 정부정책 수행 등으로 사업이 지속 확대됨에 따라 체계적·효율적 그리고 신뢰성 있는 기업 평가 업무 수행의 필요성이 증대했다”고 밝혔다.

캠코 기업지원 프로그램이 다양화되고 지원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신속 지원을 위한 효율적인 평가가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또 영업 위축과 유동성 압박 기업에 대한 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캠코 업무의 특성상 일관성 있는 평가·선별을 통한 투자 리스크 관리도 필요해졌다.

캠코는 “지속적인 경기 침체, 미 관세정책 등 부정적 외부 충격으로 기업의 부도 등 부실위험이 심화돼 사전적 구조조정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기업 경영정상화와 자본시장 중심의 기업구조조정 활성화를 위해 캠코는 자산매입, 펀드지원, 금융지원 등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자산매입형은 기업 자산의 직·간접적 인수를 통한 유동성 공급으로 경영정상화를 지원하고, 펀드조성형은 캠코가 사모펀드(PEF)와 사모부채펀드(PDF)에 투자 또는 조성을 통해 구조개선기업을 지원하는 형태다. 금융지원형은 회생 및 워크아웃·부실징후기업에 운영자금 및 긴급 필요자금을 대여해 경영정상화를 지원한다.

기업의 경영정상화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재무적·비재무적 요소를 검토해 내·외부 평가 및 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지원 기업을 선정하고 있다.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는 지난 6월 캠코양재타워(서울시 강남구)에서 투자유치 희망 기업, 자본시장 투자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자본시장 중심 기업구조조정 지원을 위한 Bridge IR Day를 개최했다. 사진 캠코 제공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현재 구조개선기업 지원 프로그램에 적용하고 있는 평가체계에 대한 형황을 분석하고, 기존 지원기업 평가시 적용 중인 계량·비계량적 점수(등급) 산출 과정 및 평가결과도 분석할 예정이다. 현 기업 평가체계에서 캠코 지원시부터 현재까지의 기업구조조정 성과 분석이 진행된다.

현황 분석을 바탕으로 캠코 구조개선기업 경영정상화 평가모형 개발방안이 마련될 예정이다. 평가모형에는 지원 기업의 신용평가 및 턴어라운드 가능성과 지속성장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는 통계적 모형 및 ML기반(인공신경망) 모형이 포함된다. ML(머신러닝) 기반 모형은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고 판단하는 딥러닝형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말한다.

신용평가는 지원기업의 통상적인 재무건전성, 채무불이행 가능성 등을 고려해 신용도(부실)를 확인하고, 턴어라운드(경영정상화)는 지원기업이 유동성위기 극복 후 정상화 달성을 측정하며 지속성장 가능성은 턴어라운드 이후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캠코는 현재 별도로 진행 중인 통합 전산시스템 구축에 평가모형을 반영해 시스템화할 계획이다. 통합 전산시스템은 2027년 9월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구조조정 대상 기업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말 기준 전체 외부감사 기업 중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한계기업 비중은 17.1%로 나타났다.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전년말(16.4%) 대비 0.7%p 늘었으며, 2021년 14.9%에서 매년 증가하고 있다.

6월말 기준 6대 시중은행(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기업)의 한계기업 대출 규모는 65조5490억원에 달한다. 기업은행이 22조3705억원으로 가장 많다.

올해 3분기 기업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1.00%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1.0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분기 기준 0.91%에서 3개월 만에 0.09%p 상승한 것이다. 기업 대출 연체율은 1.03%로 더 높게 나타났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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