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예술이네”…빛으로 물든 밤 '이색체험'
부천 루미나래 ‘도화몽’ 가보니
체험형 미디어아트로 ‘인기몰이’
“우와, 신기하다.” “달이 예술이네.”
11일 오후 8시 경기 부천시 자연생태공원 내 무릉도원수목원. 부천시가 이곳에 조성한 루미나래 야간경관 프로그램 ‘도화몽(挑花夢)’을 찾은 관람객들은 조금씩 빛을 활용한 미디어아트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출발 지점인 ‘기상낙원’의 절리폭포에서 대형 미디어월을 통한 프리쇼 영상을 함께 관람한 뒤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빛으로 만들어낸 무지개·밤이슬, 비, 달밤 등 특별한 장면이 펼쳐졌다. 관람객들은 연신 탄성을 지르며 휴대폰 카메라 버튼을 눌렀다. 아이들은 비처럼 쏟아지는 빛에 손을 대 보거나 바닥의 아름다운 영상을 보며 신기해 했다.
부천시가 지난달 31일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부천 루미나래’는 자연과 빛, 디지털 콘텐츠가 어우러진 야간 미디어아트 공간이다. 개장 후 주말에는 입장객이 하루 1000명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검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황정순씨는 “지난주 주말에는 800명에서 1200명이 방문했다”며 “오후 8시~9시까지는 매진될 정도로 많이 방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진행중인 루미나래 야간경관 프로그램 ‘도화몽’은 ‘복사꽃의 꿈’을 뜻한다. 시민 공모로 이름 지어진 이 프로그램은 복사꽃이 흩날리며 계절과 날씨를 만들어낸다는 이야기를 마치 꿈처럼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체 관람로는 약 1.5㎞ 총 12개의 테마 구간으로 이뤄졌다. 관람객은 숲길을 걸으며 △기상낙원 △무지개·밤이슬 △비 △달밤 △도화씨 △천둥 △바람 △오로라 △은하수 △눈 △날씨터 △유성우 등 12가지의 날씨 변화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다.
특히 ‘비’ 구간에서는 레이저 조명으로 만들어진 빛줄기가 비처럼 내리며 시원한 빗소리가 공간을 채워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달밤’ 구간에서는 연못 위 커다란 달이 낭만을 더하고 ‘천둥’ ‘바람’ ‘오로라’ 구간에선 송풍기, 레이저, 홀로그램 등으로 빛과 바람을 구현해 실제 자연현상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야간 동선 안내 표지판 부족 등 보완할 부분도 있다. 부천 괴안동에 온 박 모(42)씨는 “두 아이와 방문했는데 전반적으로 비용 대비 만족도가 높았다”면서 “유모차 이용이 불가하고 중간에 동선이 헷갈리는 구간이 있어 당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루미나래는 동절기(11월~2월)에는 오후 7시부터 11시, 하절기(3월~10월)에는 오후 7시 30분부터 11시 30분까지 운영된다. 입장은 30분 간격으로 5회 또는 6회에 걸쳐 진행되며 회차별 관람 인원은 최대 150명이다. 이 가운데 80명은 부천시 공공서비스 예약을 통해 온라인으로 사전 신청 가능하며 그 외 인원은 현장에서 입장권을 구매해 관람할 수 있다. 입장료는 초등학생·경로(65세 이상) 9000원, 중고등학생·군인 1만원, 성인 1만2000원인데 입장료 일부는 지류형 지역화폐로 환급해준다. 부천시민은 6000원, 타 지역 방문객은 3000원의 ‘부천사랑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 지류화폐는 부천시 전통시장과 골목상점가 등 약 1200곳의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해 관광소비가 지역상권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했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루미나래가 수도권을 대표하는 야간 명소로 자리매김해 부천의 관광과 지역경제 모두에 활력을 불어넣길 기대한다”며 “시민과 방문객이 자연 속에서 휴식을 즐기며 부천의 특별한 밤을 만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