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창구 한 곳에서 여러 은행 계좌 관리 가능해져…금융자산도 통합 조회

2025-11-19 13:00:01 게재

오픈뱅킹·마이데이터 서비스, 영업점으로 확대

고령층 등 디지털금융 소외계층 편의성 높아져

이용하던 영업점 폐쇄돼도 타 은행 영업점 이용

75세인 A씨는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아 그동안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 등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했다. 예금과 연금, 카드 내역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여러 금융회사를 직접 방문해야 했다. 하지만 은행 창구에서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다른 금융회사를 방문하지 않아도 자신의 모든 금융계좌를 통합·조회하고 이체를 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 사용이 서툰 B씨는 거주 지역에서 이용하고 있던 은행 지점이 폐쇄되면서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거리가 다소 먼 곳까지 이동해야 했다. 하지만 거주 지역의 다른 은행 영업점에서 오프라인으로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타행 계좌를 통합 조회하고 이체까지 할 수 있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19일부터 웹·모바일 등 온라인 방식으로만 제공되던 오픈뱅킹·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은행 영업점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제공 채널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오픈뱅킹은 하나의 앱에서 모든 은행 계좌를 조회·이체할 수 있게 만든 금융 인프라를 말한다. 2019년 말 온라인에서 시행됐지만 채널을 오프라인까지 늘린 것이다. 10월 기준 오픈뱅킹 순등록계좌는 2억5800만좌, 순이용자는 3900만명, 이용기관은 138개사다.

금융 마이데이터는 이용자가 자신의 금융자산과 거래내역 등을 통합적으로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2022년 1월 본격 시행됐다. 현재 마이데이터 가입자수는 1억7734만명(중복 포함), 데이터 전송건수는 1조1430억건(누적)이다.

19일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서울 중구 신한은행 광교영업부 영업점을 방문해 오픈뱅킹·마이데이터 서비스 실시 상황을 점검했다.

권 부위원장은 “고령층 등 디지털취약계층도 하나의 은행 영업점에서 자신이 거래하는 여러 은행의 계좌를 손쉽게 관리할 수 있게 됐다”며 “금융서비스의 편의성 향상과 함께 오프라인 오픈뱅킹·마이데이터 인프라를 활용한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등 다양한 자산관리 서비스도 향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은행 영업점이 부족한 지역에 거주하는 국민들도 보다 편리하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오프라인 오픈뱅킹·마이데이터를 통해 근방의 타 은행 영업점에서도 주거래은행 계좌 등에 대해 조회·이체 업무를 할 수 있게 돼, 지역 간 격차에 따른 금융소외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행 영업점은 2019년 6709개에서 지난해 5625개로 1100개 이상 줄었고 매년 감소하고 있다.

금융위는 디지털 취약계층과 영업점 폐쇄지역 거주자 등이 오픈뱅킹·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금융소비자 이익을 우선하는 핵심 원칙하에 제반 제도를 정비했다고 밝혔다.

핵심 원칙은 △은행권 과당 경쟁 방지 △소비자보호 및 데이터 보안 △은행 창구별 서비스 제공 편차 방지 등이다.

권 부위원장은 “AI·디지털 등 기술 발전으로 전체적인 생산성은 크게 개선됐으나 그 결과를 모든 구성원이 함께 나누고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은행권은 오프라인 오픈뱅킹·마이데이터 서비스 대상자가 혜택을 골고루 누릴 수 있도록 맞춤형 안내 및 홍보 등에 만전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오프라인 오픈뱅킹 서비스는 이날 전국 11개 은행 영업점에서 국내 모든 은행 계좌에 대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만 수협은행·산업은행·제주은행은 내년 상반기에 실시될 예정이다.

오프라인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이날 전국 8개 은행(마이데이터 사업자) 영업점에서 대면 방식으로 제공된다. 이용 가능한 은행은 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국민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기업은행이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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