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카드사 고객정보유출 사고 엄정히 제재”
여신전문금융회사 CEO 간담회
롯데카드 강도 높은 제재안 준비
“정부는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정보유출 사고에 대해서는 엄정히 제재하겠다.”
이억원(사진) 금융위원장은 20일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 대표(CEO)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이 같이 밝혔다.
롯데카드 해킹으로 297만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사건에 대한 제재를 시사한 것이다. 해킹 사고와 관련해 롯데카드 수시검사를 벌인 금감원도 강도 높은 제재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최근 카드사의 고객정보유출 사고는 카드업권의 소비자 보호에 대한 안일한 인식을 보여준 것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국정감사를 통해 PG를 통한 카드결제 과정에서 카드깡, 불법영업 등 소비자 보호에 취약한 고리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며 “PG를 도입한 취지는 소규모 전자상거래업체의 카드결제 안전성과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함이었는데 그동안 카드사는 PG 결제의 확산을 가맹점 관리비용 절감과 손쉬운 매출처 확보 측면에 집중하고 소비자 보호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PG를 통한 카드결제와 관련한 제도개선 방안을 빠른 시일 안에 마련하기로 했다.
캐피탈 업권에 대해서는 소비자 편의 개선을 위한 신성장 동력 모색을 당부했다. 이 위원장은 “캐피탈사는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기보다는 공유·구독하는 비즈니스가 확대되는 경제 흐름에서 가장 많은 성장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그동안 축적된 물적 금융 노하우를 바탕으로 생산적 금융 전환을 위해 기계·자동차 위주의 단조로운 상품구성에서 벗어나 기업의 수요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새로운 상품을 취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캐피탈사가 손쉬운 이자수익 확보보다는 기업의 생산성 제고와 국민의 편익 증진 측면에서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해 주신다면, 렌탈업 취급한도 등 여러 규제개선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기술금융사에 대해서는 생산적 금융 부문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신기술금융사는 다른 벤처투자주체 보다 민간자금 조달비중이 높고 투자방법 등 운용 제약이 낮은 만큼, 다양한 업종의 벤처기업에 성장단계별 맞춤형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중요한 투자자”라며 “우리경제의 장기 성장동력을 육성하는 생산적 금융에 선도적 역할을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새로운 투자방식 도입 등 제도개선을 위해서는 출자자와 피투자기업을 보다 두텁게 보호하려는 노력도 필요하고, 제3자 연대책임 금지 논의가 그 중 하나”라며 “창업자가 실패를 경험삼아 재도전 할 수 있도록 적어도 초기 창업기업의 개인창업자에게 과도한 연대책임을 물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