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은행 대출 증가율 확대되지만, 수익성 저하 전망”
가계대출 감소에도 생산적 금융 확대로 기업대출 증가
시장금리 하락으로 예대금리차 축소, 부실채권 발생 ↑
KDB미래전략연구소 전망 … “내년 경제성장률 1.8%”
국내 은행의 대출 증가율이 내년에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익성을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가계대출 증가율은 둔화되겠지만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에 따른 기업 대출 증가폭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산업은행 산하 KDB미래전략연구소가 지난 1일 발간한 ‘11월 산은조사월보’에 따르면 2026년 국내은행의 대출은 정부의 생산적 금융 대전환 추진 및 시장금리 하락 등으로 증가율이 확대될 전망이다.
올해 1~9월 중 국내은행 원화대출 조달규모(순증액)는 74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09조2000억원) 대비 35조원 감소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회사채 발행 확대 및 중소기업 위주로 상·매각 등 부실채권 정리금액 증가 등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원화대출 증가율은 2021년 8.2%에서 매년 5% 안팎을 유지하다가 올해 9월말 기준 3.2%로 낮아졌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가 영향을 미친 것이다.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올해 7월 시행됐고 내년 1월에는 주택담보대출 관련 위험가중치 적용이 강화된다. 10월에는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따라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의 스트레스 금리를 3%로 상향하는 등 정부의 강도 높은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연구소는 “기업대출은 정부의 생산적 금융 대전환 추진 및 지역우대 금융정책운영자금 수요 확대 등 영향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대출은 경기 불확실성 대응 차원의 운영자금 수요 확대, 정부의 지방 우대 금융정책 영향 등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 확대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다만 취약 중소기업 재무구조 등을 감안할 경우 증가율 확대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대기업대출은 국민성장펀드(150조원 규모) 출범 등 정부의 대규모 첨단전략산업 지원 정책 관련 설비투자 수요 증가 및 은행의 대출전략 등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 확대가 예상된다.
반면에 내년 국내 은행의 순이익은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예대금리차 축소 등으로 이자이익이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올해 2분기 NIM(순이자마진)은 1.50%로 2022년 4분기 1.71% 대비 0.21%p 하락했다.
연구소는 “내년 기준금리가 2~3차례 인하될 것으로 보여 예대금리차 축소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또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부실채권 발생규모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한 대손비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실채권 발생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은행의 자산건전성 및 손실흡수능력은 저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들어 중소기업과 가계 위주로 고정이하여신비율 및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점도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