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금리 0.25%p 인하…단기국채 매입

2025-12-11 13:00:01 게재

만장일치 아니지만 금리인상 의견 없어

시장에선 ‘골디락스 시나리오’ 강화 전망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25%p 인하했다. 초단기 자금시장 불안 가능성을 대비한 단기국채 매입 재개도 발표했다. 첫 달 매입 규모는 약 400억달러로 시장 예상보다 빠른 일정이다. 금리 결정은 이번에도 만장일치가 아니었고 향후 통화정책 전망도 불분명했지만 금리인상 의견은 나오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 결과가 예상보다 비둘기파적(dovish)이라고 평가하며 그동안 주가상승을 뒷받침한 ‘골디락스 경제(goldilocks, 물가상승 부담 없이 성장을 실현할 수 있는 상황)’ 시나리오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59p(0.60%) 상승한 940.59에 개장했다. 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미 연준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3.50~3.75%로 0.25%p 내린다고 밝혔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2.50%)과 미국 간 금리차는 상단 기준 1.25%p로 좁혀졌다. 올해 마지막 FOMC였던 이번 회의에서 연준은 내년 말 기준금리 예상치의 중간값을 3.4%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9월 전망과 동일하다.

연준의 이번 금리인하는 고용 증가세 둔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평가된다. 연준은 이번 정책결정문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해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somewhat elevated)’이라며 최근 몇 달 고용에 대한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여전히 높은 물가와 실업률 증가 중 어디에 더 초점을 맞출지를 두고는 연준 내부에서 이견이 두드러졌다. 투표권을 가진 위원 12명 중 9명이 찬성했고 3명이 이견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이사로 임명한 최측근인 스티븐 미란 이사는 지난 9월, 10월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0.50%p 인하를 주장했다. 반면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와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동결 입장을 냈다.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한 연준 참가자 19명의 의견을 담은 점도표를 보면 참가자 7명은 내년에 인하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가 ‘중립(neutral)’ 금리로 추정되는 범위 안에 있다고 말해서 주목받았다. 중립 금리는 경제를 부양하지도 경제에 부담을 주지도 않는, 연준이 지향하는 수준의 금리를 의미하기 때문에 이 발언은 내년에 금리인하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내년 말 예상치와 지금의 금리를 고려하면 내년에도 한차례의 0.25%p 인하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FOMC 위원 간 견해차가 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하는 새 의장이 연준을 이끌게 돼 기준금리 향방을 쉽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한편 연준은 이달 1일 양적긴축(QT) 종료와 함께 충분한(ample) 지급준비 관리를 위해 단기 재정증권을 매입할 계획을 발표했다. 뉴욕 연은은 12월 12일부터 400억달러 규모의 재정증권을 매입할 것이며, 앞으로는 매월 9영업일 전후로 월간 매입 규모를 발표할 계획이라 밝혔다. 필요 수준에 따라 규모를 결정할 것이며, 필요시 3년 이하의 국채 매입도 포함된다고 언급했다.

이는 유동성 긴축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이다. 결국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단기금리를 낮게 유지시키는 정책이 될 전망이다. 당분간 금리 동결기에 접어들더라도 미 연준의 QT 종료와 재정증권 매입 계획 등에 따라 시장금리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본격적인 양적완화 정책은 아니지만 단기 자금시장 경색을 완화시켜주는데 큰 효과를 줄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금융시장으로 하여금 유동성 확대 기대감을 강화시키는 동시에 달러화에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 밖에도 미 연준은 미국 경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12월 미 연준의 수정 경제 전망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사실상 골디락스 국면에 진입할 수도 있다. 2026년 GDP 성장률은 1.8%에서 2.3%로 상향됐다. 미 정부 셧다운 영향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 상향 요인 중에 하나지만 인공지능(AI) 투자 등이 미국 경기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반면 내년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은 기존 2.6%에서 2.4%로 하향 조정됐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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