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00원 선 위협에 국힘, ‘정부 경제 실책’ 때리기
대기업 소집에 “공산 독재서나 볼 수 있는 일” 직격
“약달러에도 원화만 약세 … 정부 정책 불신 결과”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0원 선을 위협하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이재명정부의 경제 정책 실책을 정조준하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정부가 대기업과 증권사를 상대로 ‘달러 방어’ 협조를 구하는 것을 두고 국민의힘은 “공산 독재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기업 팔 비틀기”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는 정부의 외환 시장 개입 방식을 질타하는 성토장이 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인 박수영 의원은 전날 대통령실 김용범 정책실장이 삼성전자, SK, 현대차 등 7대 수출 기업과 간담회를 가진 것에 대해 “기업을 불러모아 환율 폭등의 책임을 돌리며 겁박을 일삼았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환차익을 보려 한다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하라’고 언급한 보도를 인용하며 “1원이라도 아끼고 벌려는 기업에게 이익을 보지 말라고 하는 것이 말이 되는 소리냐”면서 정부가 기업들에게 내년 초 환전 계획과 수출액, 투자 규모, 환헤지 전략 등 자료를 요청한 것에 대해 “공산 독재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기업 비밀 침해이자 경영 간섭”이라며 날을 세웠다.
또 최근 금융감독원이 증권사들과 간담회를 가진 이후 증권사들이 잇따라 해외 투자와 서학개미 마케팅을 중단한 것을 언급하며 “언제까지 서학개미 탓만 할 것이냐”면서 “포퓰리즘 현금 살포로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연이은 악법으로 기업 경쟁력을 깎아내 국장을 탈출하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이재명정부”고 직격했다.
이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까지 모조리 법인세를 1%p씩 올리고 불법 파업 조장법과 더 센 상법으로 기업을 질식시키는 장본인이 이재명정부”라고 주장했다.
김은혜 정책수석부대표도 현재의 고환율 상황이 대외 환경 탓이 아닌 이재명 정부의 경제 정책이 원인이라는 데 힘을 보탰다. 김 정책수석은 “정부는 글로벌 금융 환경 탓하고 싶겠지만 지금 전세계는 달러 인덱스 지표만 봐도 약달러, 우호적인 환경”이라면서 “늘 글로벌 달러화에 동조를 해왔던 우리 원달러 환율이 유독 이재명정부에서만큼은 다르다”고 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전날 정부가 발표한 외환 건전성 대책에 대해 “감독 조치 완화, 외환 대출 영역 확대 등을 통해 당장의 달러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지만, 결국은 외환시장의 안전벨트를 완전히 망가뜨리는 발상”이라면서 “글로벌 금융환경이 급변할 경우에 외환시장의 또 다른 리스크로 역풍을 맞을 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환율 안정을 위해 이재명정부가 경제정책 기조를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