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도체여, 상생 도와달라” 중소기업들 읍소

2025-12-23 13:32:02 게재

한국고소작업대임대업협동조합, 평택 팹5기 공사참여 호소

“대기업의 최저가 입찰제 독식구조로 중소 렌탈사들 좌절”

한국 고소작업대 임대업 협동조합(조합)이 삼성전자 평택 사업장 팹5기(P5) 건설 공사를 앞두고 삼성측에 ‘상생의 손길을 내밀어달라’며 읍소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공사 시공사인 삼성물산을 대상으로 ‘중소 렌탈업체들이 공정하게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달라’는 호소다.

고소작업대 현장 모습
고소작업대 현장 모습

고소작업대 렌탈 시장은 수십년간 중소 렌탈업체들이 현장을 지탱하며 성장시켜 온 대표적인 중소기업 기반 산업이다.

23일 조합에 따르면, 이 공사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지난 2021년 평택 팹3기 공사 당시 팹3기 전체 공장을 커버할 수 있는 역량을 요구하는 ‘제한적 최저가 입찰 방식’을 도입했다. 그 결과 대기업인 A기업이 약 3700대 물량을 수주하며 사실상 4년간 독점 공급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됐다.

이로 인해 다수의 중소 렌탈업체들은 대형 사업장 참여 기회를 상실했고, 이후 건설 경기 침체와 맞물리며 수익성 악화와 투자 부담이 가중되는 어려움에 직면했다는 게 조합측 주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내년 팹5기 공사가 본격화될 예정인 가운데 과거 팹3기 사례와 유사하게 특정 대형 렌탈업체에 수의계약 또는 이에 준하는 방식으로 독점적 지위를 부여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며 “수백개 중소 렌탈사들이 다시 한 번 생존의 기로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조합에 따르면 최근 용인 원삼 SK 반도체 건설 프로젝트에서는 이와는 다른 선례가 만들어졌다. 당시 시공사인 SK에코플랜트 역시 최저가 입찰 방식을 검토했으나, 고소작업대 중소 렌탈업체들의 공동 대응과 상생 호소를 받아들여 해당 입찰 방식을 철회했다.

조합 관계자는 “중소기업 참여 기반이 약화될 경우 공정 경쟁 질서가 훼손되고, 정부가 추진해 온 상생·공정 경제 정책 기조에도 배치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삼성전자와 시공사 삼성물산이 산업 생태계의 균형과 동반성장 가이드라인을 존중하는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줄 것을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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